프리에이전트(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선수들 가운데 리그를 대표하는 리드오프들을 주시하는 팀들이 있다. 올 시즌 마땅한 1번타자가 없어 고민했던 롯데와 한화는 이용규, 이종욱, 정근우(왼쪽 사진부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FA시장의 ‘큰 손’ 롯데와 한화
이용규·이종욱·정근우 1번 타자 영입 1순위
강민호 시장에 나올땐 한화 공격적 영입 예상
삼성 등 나머지 구단은 ‘집안단속’ 우선 과제
올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선 ‘큰 손’을 자처한 한화와 롯데의 2파전이 유력하다. FA를 보유한 구단들이 저마다 ‘집안단속’을 첫 손가락에 꼽고 있고, 선수들도 ‘기왕이면 원 소속구단에 남고 싶다’고 밝히고 있지만 비즈니스는 비즈니스다. “후배들이 조언을 구하면 ‘1억이라도 더 주는 팀으로 가라’고 얘기해준다”는 FA 출신 어느 베테랑 선수의 고백이 차라리 솔직하다. 결국 ‘지갑으로 말하는(money talks)’는 세계에선 돈을 쓸 명분과 여력을 보유한 팀이 FA 시장의 주연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 올 겨울은 롯데와 한화가 경합할 운명이다.
● 왜 한화와 롯데인가?
둘째로 한화와 롯데가 자금력과 명분을 동시에 갖춘 ‘유이’한 팀이라는 현실이다. 두 팀 공히 선수층이 얇아서 즉시전력감인 외부 FA, 특히 야수라면 포지션과 스타일에 구애 받지 않고 군침을 흘릴 만하다. 여기에다 한화는 2년 연속 꼴찌에 그친 데다, 여전히 류현진(LA 다저스) 트레이드 머니를 보유하고 있어 투자의 필연성을 갖고 있다. 롯데 역시 2007년 이후 6년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한 데다, 사직 홈 관중(136만8995명→76만639명)마저 2012년 대비 44%%나 급감해 대대적 전력강화를 통한 성적향상이 급선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두 팀의 선수층이 얇은 탓에 FA 보상선수 부담이 크지 않은 공통점도 지니고 있다.
● 필연성은 롯데? 자금력은 한화?
한화와 롯데가 노릴 만한 FA 야수 영입 후보군이 거의 겹친다. 한화는 내야수 정근우(전 SK), 외야수 이종욱(전 두산), 이용규(전 KIA) 중 최소 1명은 절실하다. 롯데 역시 발 빠르고 출루율 높은 1번타자감을 필요로 한다. 4번타자감은 용병 시장에서 찾을 수 있기에 FA 야수들의 가치가 더 올라간다.
또 하나의 전선은 FA 최대어로 꼽히는 포수 강민호(전 롯데)다. 롯데가 필사적으로 우선협상기간 내 잔류를 관철시킬 상황인데, 만약 시장에 나온다면 한화가 달려들 개연성이 높다. 한화는 공격적 베팅을 감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롯데는 4강 이상을 노릴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이미지에서 메리트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