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전서 산토스 슛 골대 맞고 선제골
골대 바꾸니 골대의 저주 풀리나 기대
정성룡 잡다 놓친 볼 골대 맞고 동점골
1-2 역전패로 4위 멀어져 “안 풀리네”
안 풀려도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수원 삼성이 최악의 수렁에 빠졌다. 수원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36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지난 주말 FC서울과 35라운드 원정에서도 경기 초반 첫 골을 먼저 뽑고도 역전당한 아픔이 있기에 더욱 쓰라렸다.
수원은 최근 홈구장 골대를 바꿨다. 2002한일월드컵 이후 10년 넘게 활용한 골대는 정성 들여 관리했음에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었다. 조금씩 내려앉았고, 녹이 슨 곳도 있었다. 경기 감독관들은 여러 번 경고를 줬다. 팀 피해도 이만저만 아니었다. 올 시즌만 해도 10여 차례 이상 결정적 슛이 골대를 강타했다. 포항과 시즌 첫 대결이던 3월17일 수원은 4차례 골대를 때렸고 결국 0-2로 무너졌다. 포항도 2차례 골대를 맞혔지만 승자가 됐다. 당시 경기는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에서 보도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골칫거리 골대를 경기장 관리재단이 교체해줬다. 공교롭게도 포항과 시즌 마지막 대결을 앞두고 단행된 일이라 기대는 컸다. 하지만 골대는 여전히 악몽이었다. 산토스 첫 골이 골대를 맞고 득점될 때만 해도 함박웃음을 짓던 수원은 이명주의 동점골에 눈물을 흘렸다. 아주 평범한 슛을 수원 골키퍼 정성룡이 잡다 놓쳤고, 볼은 골대 맞고 굴절돼 골라인을 통과했다. 등등했던 수원의 기세가 완전히 꺾인 순간이었다. 하필이면 이날 경기장에 국가대표팀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방문해 정성룡을 지켜보고 있었다. 정성룡은 “왜 이리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수원은 작년 4월 이후 포항에 1무6패로 절대적인 열세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