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옥식씨 ‘오역의 제국’ 책서 주장1948년 유엔결의문 따르면 ‘Korea의 일부’아닌 ‘Korea’로 명시
잘못된 번역으로 국내에 개념이 잘못 소개된 사례를 640쪽 분량으로 망라한 ‘오역의 제국’(도리)에는 이 내용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책에 따르면 1948년 12월 12일 채택된 유엔결의문의 해당 원문은 당시 5·10총선으로 수립된 남한 정부에 대해 “이 정부가 한반도에서 유일한 그러한 정부라는 것임을 선언한다”고 돼 있다. 즉 해당 문장에는 남한(south Korea)이나 ‘한반도의 그 지역(that part of Korea)’이 아니라 한반도(Korea)로 명시돼 있다.
다만 그 구절 앞에 대한민국 정부를 ‘한국민의 대다수가 거주하고 있는 한반도의 그 지역(남한)에 유효한 통제권과 사법권을 가지고 있는 합법정부’이며 ‘이 정부가 한반도의 그 지역(남한) 주민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다. 이는 마지막 문장의 그런(such)이 가리키는 구체적 내용이다. 따라서 유엔결의문은 ‘한국민의 대다수가 거주하는 남한에서 주민의 자유로운 의지에 의한 선거에 의해 수립된 대한민국 정부가 (남북한 통틀어)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임을 선언한다’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오역으로 인해 오인과 혼란을 초래한 사례를 집대성했다. ‘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하라’로 알려진 칸트의 명언은 실제 ‘인간을 수단으로서만 아니라 목적으로서도 대하라’다. 에디슨의 명언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노력이 있다 해도 천재가 될 수 없다’로 노력보다 영감의 소중함을 강조한 말이었다. 또 앨프리드 히치콕의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노스웨스트 항공기를 타고 북쪽으로’의 오역이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은 ‘창고의 개자식들’의 오역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