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도 멀티미디어시대… 질병교육-수술안내-외부홍보 전담하는 미디어전담부서 속속 개설
세브란스병원 영상미디어센터팀은 수술 촬영용 크레인과 장비를 직접 제작해 수술장에서 진행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제공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2 지난달 21일 오후 세브란스병원 5층의 수술실 3곳에서 대장암과 비뇨기암, 갑상샘암, 위암 로봇수술이 숨 가쁘게 이뤄졌다. 병원 6층 은명대강당과 세미나실에서 ‘로봇수술 라이브 2013’ 행사에 참석한 500여 명의 국내외 의료진에게 그대로 생중계됐다.》
선병원에서 촬영을 담당한 이들은 이 병원 홍보전략기획실 직원들. 세브란스병원에서도 산하 영상미디어센터팀이 수술실과 세미나장을 연결해 수술 전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주요 병원마다 방송국에 버금가는 시설을 갖추고 영상을 담거나 방송을 하는 전담 부서가 활약하고 있다.
병원의 미디어실 도입은 2003년 서울아산병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에는 세미나 심포지엄 등의 의학 자료를 녹화해 의료인의 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목적이었다. 지금은 질환별 교육, 검사·수술 안내, 일반 건강상식 등 다양한 주제를 담은 영상을 제작한다. 이를 통해 병원 홈페이지, 국내 기업 및 포털사이트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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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은 현재 자체 스튜디오에서 △원내 뉴스 △CATV 뉴스 및 의학정보 제공 △IPTV(외래PDP) △의료정보 Q&A △닥터 푸드 등을 만들고 있다. 국내 의료 전문 케이블 방송국 못지않은 운영 내용이다. 입원 환자 또는 내원 고객은 병원 내 TV 채널 3번에서 세브란스병원이 만든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 유튜브 iSeverance를 통해서도 다양한 주제의 동영상을 직접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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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은 블로그(www.ohhappysmc.com)를 만들어 환자들이 동영상을 쉽게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서 삼성서울병원의 건강정보 및 소식을 전달받을 수 있고 의료진 소개를 통해 해당 의사의 글과 함께 동영상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 동영상은 유튜브(www.youtube.com/samsungmedicalcenter)에서도 내보낸다.
○ PD 출신 뽑거나 병원 로비에 홍보관도
선병원은 아예 PD 출신을 뽑아 수술 전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환자들에게 보여 주고 있다. 이 병원 PD 출신 신정옥 홍보팀장은 “환자 동의 아래 이뤄지는 수술 장면 촬영은 수술 준비 과정부터 진행 과정, 수술 후 처리까지 확인할 수 있어 수술을 마친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질환별 치료 순서와 치료 과정 영상은 척추관절센터, 암센터 등 34개과 154명의 전문의를 중심으로 100여 개의 주요 질환을 선별해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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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서비스도 활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통한 활용도도 점차 늘고 있다.
서울대 암병원은 최신 암 정보를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내게 맞는 암 정보’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09년 10월 트위터를 병원 업계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를 기점으로 많은 병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고 있다. 선병원은 환자들이 스마트폰에 수술 전 과정, 재활운동 영상 등을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홍보실장은 “기존의 브로셔나 팸플릿과 같은 인쇄물에서 제공하기에는 제한적인 건강정보를 동영상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환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규은 선병원 행정원장은 “스마트폰이 활성화됨에 따라 영상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영상 촬영장비가 발달하면서 병원의 관련 서비스 제공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며 “핵심은 환자의 이해도를 돕고 만족도를 높이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