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의학]뇌중풍에 쓰러진 故 신현종 감독
뇌중풍은 발병 뒤 3시간 이내에 큰 병원으로 옮겨야 치명적인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평소 위험인자를 알아두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한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뇌중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보 10월 22일자 A12면 경기 스트레스로 쓰러져 숨졌는데… 》
뇌중풍은 국내에서 단일질환으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병이다. 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전신마비나 언어·운동기능 장애 등 심각한 부작용이 따른다. 심하면 신 감독처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겨울철 뇌졸중 예방-응급대처 요령
중견기업의 김 차장(49)은 지난해 초 갑자기 쓰러졌다. 몸의 오른쪽이 마비됐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김 차장은 뇌중풍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에게 빨리 큰 병원 응급실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김 차장은 20대 때부터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당뇨병이 뇌중풍의 위험인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이런 판단을 한 것이다. 쓰러지고 1시간이 안 돼 응급실에 도착했다. 뇌경색이었다. 즉시 혈관을 뚫어주는 혈전용해 치료를 받았다.
적절한 판단 덕분에 마비 증상도 수월하게 치료할 수 있었다. 거의 정상에 가까운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는 요즘도 매달 병원을 찾아 건강 체크를 하고 있다.
평소 산을 좋아하는 서모 씨(56)는 그날도 산에 올랐다. 귀가할 무렵 손발에서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쉬기 위해 잠시 눈을 붙였다.
잠시 후 팔다리는 물론이고 얼굴과 혀, 목구멍까지 마비됐다. 가족들은 놀라서 부랴부랴 동네 의원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의사는 큰 병원에 갈 것을 권했다. 그제야 대학병원 응급실로 찾아갔다. 뇌출혈이었다.
하지만 너무 늦게 병원을 찾은 탓에 치료가 힘들어졌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마비가 심해 직장도 그만둬야 했다. 서 씨는 그제야 회사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란 진단이 나왔을 때부터 신경 쓰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첫째, 나이와 성별이다. 뇌중풍은 55세 이후 발생률이 높아진다. 10세가 증가할 때마다 병이 생길 확률은 2배씩 높아진다. 남자가 여자보다 이 병에 걸릴 확률이 25∼30% 높다. 즉, 55세 이후의 남성이라면 일단 “나도 뇌중풍에 언제든지 걸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둘째,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이 질병으로 인해 혈관벽은 손상될 수밖에 없다. 동맥경화로 이어지면 뇌경색뿐만 아니라 뇌출혈로 악화될 수 있다. 최근 40대 뇌중풍 환자가 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정상 수준에 비해 고혈압 환자는 4∼5배, 당뇨병 환자는 2배 정도 뇌중풍에 걸릴 확률이 높다.
셋째, 각종 생활습관병이다. 고지혈증과 비만은 동맥경화의 큰 요인 중 하나다. 술과 담배도 위험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2.5배 정도 뇌중풍 발병률이 높다. 만약 고혈압 환자가 담배를 피운다면 그 확률은 20배로 껑충 뛴다.
이 위험인자들을 갖고 있는가. 그렇다면 가족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서 힘이 빠지거나 저린 느낌이 들 때 △말을 못하거나 못 알아듣거나 발음이 어눌해질 때 △세상의 반쪽이 잘 안 보이고 캄캄해질 때 △어지럽거나 자꾸 넘어질 때 △극심한 두통을 호소할 때는 즉시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늦어도 3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 1분 1초가 생명을 결정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도움말=김종성 서울아산병원 뇌졸중센터 소장·신경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