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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리스타트 잡페어]“유연한 근무체제 자리잡길” “시간선택제 사원 최대 배려”

입력 | 2013-11-11 03:00:00

정부도 기업도 뜨거운 관심




정홍원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13 리스타트 잡페어 다시 일터로’ 행사에 참가한 기업 및 단체들의 부스를 직접 방문해 구직자와 채용 담당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오후 5시엔 꼭 퇴근을 해야 해요. 어린이집에 다니는 애를 제때 데려와야 하거든요. 결혼 전에 상담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데 경력을 살려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어요.”(SK엠앤서비스·SK서비스에이스 부스를 찾은 한 여성 구직자)

“그게 바로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막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목표점이에요. 여성 취업률이 높아져야 경제도 발전합니다. 좋은 결과 얻어 가세요. 제가 보니 취업에 성공하실 것 같은데요?”(정홍원 국무총리)

9일 오전 11시경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리스타트 잡페어 다시 일터로’ 행사장을 찾은 정 총리는 SK엠앤서비스·SK서비스에이스 부스에 들러 고객상담원 채용설명회 및 1차 면접 과정을 지켜보고 구직자와 기업 인사담당자를 격려했다. 이 업체들은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의 고객상담업무를 맡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개막식 행사에는 부총리를 비롯한 장관 5명과 서울시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국무회의장이 아니고는 이렇게 많은 국무위원들이 한 번에 모이기 쉽지 않은데, 다 같이 모여 주셔서 (여성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제가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9일 오후 ‘2013 리스타트 잡페어 다시 일터로’ 개막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행사 개막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부터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재호 동아일보사 사장 겸 채널A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 경력단절 여성에게 새 꿈을

정 총리는 이날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부스에 들러 이 업체의 ‘워킹맘 재고용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모범적으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서 줘 고맙다”라고 치하했다. IBK기업은행 부스를 방문했을 땐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기업은행이 8월에 109명의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채용한 취지 등을 설명한 권선주 인사담당 부행장(57·여)에게 정 총리가 “이 제도에 대해 잘 꿰뚫고 있어 고용노동부 장관을 해도 되겠다”라고 칭찬했기 때문이었다.

뷰티 컨설턴트 채용상담을 진행한 LG생활건강 부스에는 미용에 관심이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발길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면세점에서 판매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 최혜자 씨(42)와 화장품 판매상담 관련 일을 했던 서정은 씨(40)는 9일 오후 LG생활건강 부스에 나란히 찾아와 “우리 같은 경력단절 여성들을 어느 정도까지 배려해줄지, 실제로는 고용이 불안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에 처음 채택한 채용방식인 만큼 회사 차원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철저히 배려할 계획”이라는 LG생활건강 김재관 인사팀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얼굴색이 환해졌다. 이번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모집한 한국야쿠르트 부스의 관계자는 “다시 일하고 싶어 하는 경력단절 여성들의 뜨거운 열기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 텔레마케터 관련 일자리를 소개한 천호식품 부스에는 학습지, 보험회사의 상담사 경력이 있는 여성들이 몰렸다. 포항제철, 광양제철에서 근무할 주부 직업훈련생을 모집한 포스코는 부스를 찾은 2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취업 후 받게 될 교육과정과 처우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영양사, 시설 담당자 등에 대한 채용 설명회에 나선 고려대의료원에는 주로 40, 50대 여성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안정적인 직장으로 손꼽히는 은행들의 상담 부스에는 구직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이번 행사기간에 전국 영업점 창구에서 일할 행원직 채용상담을 진행했다.

○ 시니어들의 관심도 집중

경력단절 여성뿐 아니라 은퇴자 및 은퇴를 앞둔 사람들도 다수 찾아와 재취업의 기회를 모색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진흥청의 귀농귀촌종합센터와 함께 운영한 귀농·귀촌 상담 코너는 은퇴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김이중 농촌진흥청 귀농귀촌종합센터 상담위원은 “막연히 귀농을 ‘로망’으로 생각하는 사람부터, 당장 내년에 귀농을 앞둔 중소기업 사장님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왔다”라고 설명했다.

GS수퍼마켓 영업관리 담당자 취업 상담을 한 GS리테일 부스에는 주부들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은퇴한 남성 구직자들이 대거 찾아왔다. 자격증과 경력이 있어야만 지원할 수 있는 일반용 전기설비 점검과 관련해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뽑을 계획인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스에는 이틀간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다. 조영준 인재개발실 차장은 “당초 자격을 갖춘 사람이 얼마나 될지 반신반의했지만 자격과 기술이 충분한 은퇴자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행사장에서 가장 큰 부스를 설치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기어’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 행사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최근 협력사에 200억 원을 지원해 시간선택제 일자리 1000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그룹 차원의 추가 계획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간 행사장을 방문한 구직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런 행사가 매년 열렸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주부 이영은 씨(41·서울 양천구 신월동)는 “일자리 소외계층인 경력단절 여성이나 시니어들을 위한 재취업 관련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현진 bright@donga.com·권기범·박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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