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 추종자들 3중전회 개막 사흘전… 경제개혁 내걸고 ‘至憲黨’ 창당
부패 등의 혐의로 지난달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은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의 추종자들이 보 전 서기를 ‘종신 당수’로 하는 정당을 결성했다.
10일 로이터통신과 홍콩 언론 등에 따르면 보 전 서기 추종자들은 6일 ‘헌법이 최고의 권위’라는 뜻의 ‘즈셴(至憲)당’을 설립했다. 6일은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9∼12일)가 열리기 사흘 전이다. 3중전회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향후 10년을 관통하는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대형 정치 이벤트다.
창당 발기인으로 나선 베이징(北京)경제관리직업학원의 왕정(王錚) 부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전화 통화에서 “보 전 서기를 종신 당수로 추대했다”며 “중국 법률에 따르면 (이번 창당은) 불법이 아니다. 이는 합법적이며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지헌당이 표면적으로는 경제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보 전 서기를 중심으로 한 좌파 세력이 구심점을 잃지 않기 위해 결성한 정치 조직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창당 대회도 열지 않았다. 당원이 몇 명인지, 누가 속해 있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국에는 공산당 외에도 국민당혁명위원회 민주동맹 민주건국회 민주촉진회 농공민주당 구삼학사(九三學社) 대만민주자치동맹 치공(致公)당 등 8개 당파(민주제당파)가 정치단체로 등록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위장하는 ‘들러리’일 뿐 다른 정당의 창립은 엄격히 제한돼 있다. 따라서 지헌당이 정당으로 인정받을지는 미지수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