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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갈치’로 불리더니… 국산 갈치, 3년만에 가격 하락

입력 | 2013-11-12 03:00:00

5kg 9만4167원… 1년새 15%↓
올여름 태풍 없어 공급량 늘고 日 방사능 오염 우려 소비 준 탓
대형마트 대대적 할인판매 나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金)갈치’로 불릴 만큼 비쌌던 국산 갈치 가격이 최근 하락세다. 어획량이 늘어났지만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 이후 소비자들이 수산물 소비를 꺼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

11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갈치 상등급 5kg 1상자의 도매가격은 9만4167원으로 1년 전(10만8333원)보다 약 15%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갈치 1상자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8만926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8442원)에 비해 24%나 떨어졌다. 갈치 가격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올랐다. 상승세가 꺾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용호 롯데마트 수산 상품기획자는 “갈치 가격이 고공 행진을 기록하다 떨어진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갈치 매출은 지난해까지도 고등어와 함께 1, 2위를 다퉜는데 지금은 4위로 내려갔다”고 말했다.

갈치의 가격과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 이후 제주 은갈치 등 일본과 가까운 지역에서 잡히는 수산물 소비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갈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어획량이 늘어나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많아진 것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산업계에서는 올해 여름에는 태풍 피해가 크게 없었고, 바다 수온도 갈치가 활동하기 적합한 18도 수준으로 형성돼 여름 이후 어획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형마트들이 ‘갈치 살리기’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14∼20일 제주산 냉동갈치 40만 마리를 판매한다. 이는 평소 판촉행사보다 5배 가까이 많은 분량이다. 가격은 냉동 갈치 1마리 ‘중’(230g 내외) 사이즈 1900원, ‘대’(320g 내외) 사이즈 4000원, ‘특대’(400g 내외) 사이즈 7500원이다. 이는 평소 가격의 절반 정도다. 단, 할인 혜택을 보려면 현금이 아닌 신용카드(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이마트는 최근 제주 서귀포 어민이 서울에서 직접 잡은 갈치를 판매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한편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태의 영향으로 소비자 10명 중 8명이 수산물 소비를 줄였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11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조사(소비자 661명을 대상)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약 77%(512명)가 최근 수산물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보도 이전보다 수산물 소비를 평균 48.9% 줄였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0.1%는 수산물을 줄인 대신 육류 소비량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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