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영화 ‘친구’로 흥행에 성공한 유오성이 12년 만에 후속편 ‘친구2’에 출연해 흐른 시간과 함께 변한 자신을 돌아봤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 12년만의 후속편…영화 ‘친구2’ 준석, 유오성
‘나한테 오라는데 있나’ 중년의 준석에게 던진 화두
영화속 모습과 달리 실제 난 자상한 아빠이자 남편
관객에게 배우 유오성이 묻고 싶은것도 바로 가족
꽤 매력적이다.
“휴, 다행이다.”
유오성은 영화가 시사회로 처음 공개된 뒤 주변의 여러 평가를 접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사실 그에게 ‘친구2’는 “출연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많았던” 작품이었다. 성공했던 1편과의 비교가 불가피했던 탓이 크다. 2001년 장동건과 함께 주연한 ‘친구’는 관객 800만 명을 모았다. 여전히 유오성의 대표작으로 12년 전 그 영화를 꼽는 이들도 많다.
“배우는 끝없이 연기와 작품으로 검증받는 직업이다. 인상 깊었던 ‘친구’의 후속편을 지금 택한다는 건 혹시 요행을 바라는 마음 때문은 아닐까, 혹시 내가 어떤 기대를 하는 건 아닐까 싶었다.”
‘친구’를 거쳐 이듬해 영화 ‘챔피언’까지 함께했던 유오성과 동갑내기 연출자 곽경택 감독은 10년 동안 거리를 둬 왔다. 그 사이 여러 소문이 돌았다. 시간은 흘렀다. ‘친구2’를 준비하던 곽 감독은 지난해 시나리오를 들고 유오성을 찾아갔다. 어느덧 40대 후반에 이른 나이. 이미 서로를 잘 알았던 둘에겐 많은 대화가 필요치 않았다. “그의 뜻에 동의했다”고 유오성은 말했다.
“마지막에 내뱉는 ‘어데, 나한테 오라는 데가 있나’라는 대사가, 내겐 주제와 같았다. 보통의 중년, 모든 가장이 느끼는 회한 같은 것 아니겠나.”
영화는 살인교사 혐의로 옥살이를 하고 17년 만에 세상에 나온 준석의 이야기다. 그 시간만큼 준석도, 준석을 연기한 유오성도 달려졌다.
“젊은 준석에겐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속도가 문제였다면, 지금의 준석에겐 방향이 문제인 듯 하다. 나도 그렇다. 12년 전에 서른다섯이던 내가 지금은 마흔 일곱이 됐다. 그 사이 나도 준석처럼 유해지고 부드러워졌다.”
대부분의 배우가 그렇듯 유오성도 영화 속 모습과 실제는 다르다. ‘자상한 아빠이고 남편이냐’고 물으니, 그는 주저 없이 긍정의 대답을 내놨다. 오히려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유오성이 최근 영화보다 몇 편의 드라마에 더 몰입했던 이유도 역시 가족의 영향이다.
“연로한 어머니께 막내아들이 뭘 하는지 보여주고 싶다. 극장에 오기 어려우니 TV로 편안하게 보시라는 마음이 있다.”
관객에게 유오성이 묻고 싶은 것도 바로 ‘가족’이다.
“영화에서 준석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묻지만 난 관객에게 ‘그래도 당신은 돌아갈 가족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