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亞 챔프 좌절, FC서울의 과제
챔스리그 재도전 위해선 적극 투자 우선
국내·외국인선수들 과감한 재정비 필요
내년도 올해와 같다면 팀 한계 부딪힐 것
FC서울은 최근 몇 년 동안 구름 위를 걸었다. 2010년에 이어 작년에도 정규리그를 석권했다. 작년까지 3년 연속 최다관중 1위. 올해는 화룡점정이 눈앞이었다. 팀 창단 후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아시아 정상 문턱까지 갔다. 원정 다 득점 원칙에 의해 한 끝 차이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서울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10월26일 홈에서 열린 챔스리그 결승 1차전은 장관이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5000명 관중 앞에서 서울은 ‘탈 아시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몰아치며 2-2 명승부를 연출했다. 흥행으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서울이 K리그의 확실한 대세임을 확인시켰다. 이 중심에 서울 최용수 감독이 있다. 서울은 귀네슈 감독 시절 경기내용은 호평을 받았지만 성적이 2%% 모자랐다. 리그 준우승(2008년)이 최고 성적. 2010년 빙가다 감독은 10년 만에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지만 수비를 중시해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반면 최 감독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짧은 패스와 강한 압박,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여기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정상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최 감독은 늘 “매년 우승할 수는 없어도 꾸준히 상위권에는 올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 아디, 에스쿠데로라는 K리그 최고 레벨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기량 뿐 아니라 팀 정신도 갖췄다. 그러나 이제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실 서울은 작년에도 일부를 바꾸려고 했다. 상당 부분 진척 됐다가 막판에 틀어졌다.
국내 선수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올 시즌 앞두고 윤일록 외에 이렇다할 보강이 없었다. 서울이 올시즌 초반 리그에서 부진의 늪에 빠졌을 때 안양LG(서울 전신) 지휘봉을 잡고 2000년 우승을 경험했던 조광래 전 감독은 “우승 팀 서울은 기본적으로 작년보다 두 배의 전력을 갖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준비 부족이 올 시즌 내내 서울을 괴롭힌 요인 중 하나였다.
최 감독은 챔스리그 결승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리그에서도 내년 챔스리그 티켓 마지노선인 4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올해와 같다면 분명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이제는 구단이 답을 할 차례다. 적절한 투자로 정상권을 지키겠다는 철학이 필요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