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각구단 사장들 확정한 사안
첫해 기대이상 성적내자 돌연 견제
1군 데뷔 첫 해 7위로 선전한 제9구단 NC에 대한 시샘이자,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제10구단 kt의 등장에 지레 겁먹은 탓에 내놓은 꼼수일까.
일부 구단이 외부 FA(프리에이전트) 영입 시 보상선수가 필요 없는 NC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 NC를 포함해 신생팀에 대한 지원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FA 보상선수 규정을 지금처럼 두 시즌이 아닌 한 시즌으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 구단이 이 시점에 이 같은 무리수를 던지는 배경은 1군 첫 해부터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린 NC, 나아가 FA 시장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kt에게 미리 족쇄를 채우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FA 제도는 이미 과도한 보상 규정으로 인해 비판을 사왔다. 슈퍼스타도, 후보급 선수도 FA가 됐을 때 모두 똑같은 보상 규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30대 중반 이상의 베테랑 FA들이 시장에서 소외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젊은 유망주가 뒤따르는 보상선수 규정 때문이다. 이는 FA의 좀더 활발한 이적을 막는 ‘독소조항’으로 여전히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NC는 2011년 신생구단 지원책에 따라 2014년 FA까지 보상 규정에서 특혜를 적용받는다. 지난해 말 NC가 FA로 영입한 이호준은 화려한 경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37세의 나이 때문에 다른 팀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FA였다. 보상선수를 내줄 필요가 없는 NC가 아니었다면, 이호준은 ‘FA 미아’가 될 수도 있었다. 이호준은 올해 20홈런 87타점을 기록했다. 2005년 FA로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4년 6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삼성으로 이적한 심정수가 그 해 기록한 28홈런 87타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성적이다.
올해도 다른 팀에선 보상선수 규정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없지만 향후 2∼3년간 충분히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알짜 베테랑 FA들이 눈에 띈다. NC로선 내년 전력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올 시즌 7위를 차지한 NC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일부 구단으로선 배가 아플 수도 있다. 더욱이 NC의 전례에 비춰볼 때 2015∼2016년 FA 시장에서 보상선수가 필요 없는 kt는 기존 구단들에게 결코 반갑지 않은 존재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