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에서 새롭게 선보인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는 편안한 주행성능은 물론 사각지대 경보시스템과 후측방 경고시스템을 추가 장착해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사진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 2.4
리얼 테스트 드라이브 시즌2의 열 아홉번째 주인공은 국산 중형 세단의 새로운 강자 한국지엠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다. 기존의 차선이탈 경고장치와 급제동 경보시스템은 물론 사각지대 경보시스템과 후측방 경고시스템을 추가 장착해 안전성을 더욱 높였다. 부드럽고 묵직한 주행성능과 감각적인 코너링이 인상적인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를 3명의 자동차 전문가들이 각각 서킷 한계 주행, 스포츠 주행, 일반 주행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꼼꼼히 살펴봤다.
▶ 3D 입체평가
빠른 핸들링 반응…코너링 한계 스피드도 우수
흔들림 없고 빠른 반응속도의 제동 성능 감탄
● 장순호 프로레이서
트랜스미션 기어비가 좋은 1단과 2단에서는 가속력의 부족함을 크게 느낄 수 없다. 하지만 3단 이상부터는 기어비가 길어진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다. 1단과 2단에서의 초반 가속력은 반응도 빠르고 잘 치고 나가지만 3단부터는 가속력이 더디고 무겁게 느껴진다. 특히 서킷 주행 시 3000rpm 이하의 3, 4단 순간 가속력은 조금 답답할 정도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고려한 세팅 때문이다. 하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차량의 하중이동이 적어서 반응 속도는 민첩하게 느껴진다.
코너를 진입할 때 핸들을 돌리면 중형차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핸들링 반응이 매우 빠르고 코너링 한계 스피드도 높았다. 저속과 고속 모두 코너링 성능이 매우 뛰어나고 핸들링 반응 또한 훌륭했다.
급제동 시 브레이크 페달을 풀로 밟으면 묵직한 느낌이지만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 특히 급제동을 했는데도 차량의 흔들림이 전혀 없이 안정감 있게 제동력이 균일하게 잘 잡힌다. 브레이킹 시 페달 느낌도 좋고 조정성 또한 우수하다. 빠르게 브레이크 페달을 조작하면 브레이크패드에서 약간의 소음이 생겼고, 서킷을 한계 스피드로 여러 차례 주행해 브레이크가 과열이 되면 컨디션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일반 도로주행에서 브레이크 과열 정도를 생각해 본다면 내구성능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50자평 “중형차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저속과 고속 코너링시 핸들링 반응이 매우 빠르고 코너링 한계 스피드도 높았다.”
장순호=카레이서 경력 19년. ‘2010한국모터스포츠 대상’ 올해의 드라이버상 브론즈헬멧 수상. ‘2010 제네시스쿠페 챔피언십 클래스’ 챔피언. 현 EXR팀106 소속 드라이버
■ 스포츠주행
남다른 스티어링휠·고속안정성은 별 다섯개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운전대를 잡으면 마음이 차분해지는 차가 있다. 반면 운전석에 앉으면 다른 차를 제치고 싶은 추월 욕망이 불타오르는 차도 있다. 말리부 2.4 모델은 개인적으로 기자가 좋아하는 싸늘한 가을날 따끈한 로즈마리 차 한 잔처럼 편안한 차다. 편안하다는 건 부드럽고 묵직하다는 다른 표현이다. 또 스트레스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말리부 2.4는 재빨리 치고 나가는 요즘의 디젤 승용이나 고배기량의 터보차는 아니다. 제원상의 수치도 부족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의외의 달리기 성능으로 놀라게 만든다.
토크는 23.0kg·m로 동급 경쟁차종보다 조금 낮다. 하지만 순간적인 힘도 크고 196마력이란 수치도 무색할 정도로 진득하게 가속된다. 무거운 차체를 지니고도 이 정도로 잘 달리는 건 공기저항을 줄인 디자인도 한몫 한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속도계가 스르륵 부드럽게 올라가 꽤 높은 고속까지 주저 없이 치고 나갔다. 안정된 핸들링과 정숙성이 그대로 유지돼 이렇게 높은 속도인지 계기판을 보고서야 알았다. 페달을 풀지 않고 더욱 속도를 높였지만 끝까지 불안감은 느낄 수 없었다.
산길에서도 말리부의 드라이빙은 만족스러웠다. 아무리 반경이 작은 코너에서도 거리낌없이 코너를 파고든다. 게다가 전륜구동 세단답지 않게 깔끔한 움직임을 보인다. 짧은 휠베이스와 18인치 휠, 브리지스톤 투란자 타이어가 뒷받침해주는 덕분이다. 국내 동급 경쟁차들과 비교했을 때 저속 성능은 비슷했지만 고속에서 남다른 스티어링휠의 안정성, 그리고 고속안정성에 별표 다섯 개를 주고 싶은 심정이다. 여기다 자동 6단의 부드러운 변속감과 서스펜션의 훌륭한 충격흡수력까지 합쳐지니 높은 주행안정성을 유지했다.
50자평 “꾸준하고 편안한 가속능력이 인상적. 특히 고속에서의 뛰어난 안정성은 동급 경쟁차종을 뛰어넘는다.”
김기홍=카트, 포뮬러 1800, 투어링카 등 다수의 자동차경주 대회 출전. 모터스포츠 전문 지피코리아(GPKOREA.COM) 편집장
■ 일반주행
특유 묵직하고 편안한 승차감 매혹적
정숙성 만큼은 국산 경쟁차종에 우위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쉐보레 말리부의 재발견”
11월 출시 예정인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 2.4 가솔린 모델을 시승하면서 기자는 국산 중형 세단 시장에서 말리부가 기존 경쟁 세단의 인기를 따라잡는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국내에서 중형 세단은 편안한 주행 성능과 풍부한 옵션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2014년형 말리부는 실내 공간의 디테일을 더욱 감각적으로 살렸다. 브라운 컬러가 적용된 시트는 실내 감성 만족도를 더욱 높여줬고, 앞좌석 중앙 콘솔박스 후면에 2열 에어벤트(통풍구)를 새롭게 적용해 편의성을 더했다.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각지대 경보시스템과 후측방 경고시스템이 추가됐다는 점도 믿음직스럽다.
또한 스마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마이링크(MyLink)를 새롭게 적용해 상품성을 극대화 했다. 말리부의 마이링크는 후방 카메라 기능과 음성 인식을 통한 차량 및 인포테인먼트 제어는 물론, 스마트폰 수신 문자를 읽어주고 빠른 회신을 가능하게 하는 문자서비스 등 첨단 기능까지 갖췄다.
자동차의 본질인 주행성능 역시 만족스러웠다. 서킷 시승 외에도 별도로 약 300km 이상의 고속도로 및 국도 주행테스트를 하면서 말리부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편안한 승차감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맛 보다는 묵직하고 편안하게 가속되면서 엔진 소음이나 풍절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숙하다는 것이 말리부의 특징이다. 특히 정숙성 만큼은 경쟁 국산 차종과 비교해 확실한 우위에 있다. 시속 160km 이상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엔진 부밍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50자평 “쉐보레 말리부를 시승하고 나면 국산 중형 세단 선택의 폭이 한 차원 넓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정숙성이 발군이다.”
원성열=스포츠동아 자동차 담당 기자. 한국자동차경주협회 C라이센스 드라이버
● 서킷 특징= 중저속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헤어핀코너와 S자 연속코너가 많아서 차량의 코너링 성능에 따라 기록 차이가 많이 나는 서킷이다. 서킷 길이 1바퀴=3km. 전체 코너는 9개.(헤어핀 2개, S코너 2개, 고속 코너 2개, 저속 코너 3개)
● 테스트 날짜 : 11월6일 / 날씨 : 흐림 / 온도 : 영상 26도 / 서킷 테스트 시간 : 오전 11시
■ 한국지엠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 2.4
배기량 : 2400cc
연료 : 가솔린
변속기 : 6단 자동
최고출력 : 170마력
최대 토크 : 23kg·m
구동방식 : 전륜구동
엔진 : I4 2.4 DOHC
승차정원 : 5명
복합연비 : 10.8km/l
가격 : 3108만원(VAT포함)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