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태풍’ 하이옌 필리핀 강타] 재난 4일째 현장 참혹
QR코드를 찍으면 태풍 피해현장 영상과 긴급구호에 나선 각국의 긴박한 움직임을 담은 리포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참혹한 재난의 현장
허진석 기자
은행이나 슈퍼마켓을 약탈하는 행위가 계속되는 등 치안 상황도 최악이다. 타클로반으로 들어오던 구호품 수송 트럭이 약탈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주민들이 총기를 들고 직접 자신들이 살았던 마을의 폐허를 지키는 곳도 있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타클로반의 병원 대부분은 전기가 끊기고 의료물자도 없어 간단한 응급조치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자 중 어린이가 많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현지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사망자의 40% 정도가 어린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태풍이 오기 전 타클로반 주민 등 80여만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지만 학교 등 대피소도 피난처 역할을 해주지 못할 만큼 태풍이 강력해 피해가 늘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또 태풍 예고 후에도 집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집에 남았던 한 명씩의 가족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타클로반에서 구호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반면 태풍이 처음 닥친 것으로 알려진 이웃 섬 사마르 주의 인구 4만 명 도시 기우안은 피해 상황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기우안 시내 모습은 타클로반 못지않게 폐허로 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망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국제사회 구조와 구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성명을 통해 “태풍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필리핀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그렇지만 필리핀 국민의 놀라운 회복력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바야니한(공동체 의식을 뜻하는 타갈로그어)’ 정신으로 이 비극을 극복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미군 태평양군사령부는 이날 척 헤이글 국방장관의 지시에 따라 필리핀 중남부에 해병대원과 해군 장병을 파견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작업에 본격 돌입했다고 밝혔다. 90명으로 구성된 제2해병원정여단 선발대가 KC-130J 허큘리스 수송기편으로 일본 오키나와 기지를 떠나 필리핀으로 향했으며 해군 P-3 오라이언 초계기도 필리핀 상공에 급파됐다.
일본 정부는 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요원 25명을 11일 필리핀에 파견했다. 캐나다 정부는 필리핀에 500만 달러의 긴급 구호기금을 제공하고 국내 민간 구호단체가 조성하는 성금에 매칭펀드 방식으로 별도의 정부 기금을 보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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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는 영국 600만 파운드(960만 달러), 독일 50만 유로(66만 달러), 노르웨이 2000만 크로네(325만 달러) 등의 구호자금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세부=허진석 jameshuh@donga.com / 주성하 기자
워싱턴=정미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