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맨시티전 수비형 MF 나서 “성실 플레이로 승리주역” 호평
인간은 아픔을 통해서 성장한다고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기성용(24·선덜랜드)도 아픈 만큼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논란 속에 지난달 브라질(0-2 패), 말리(3-1 승) 평가전에 소집돼 훈련과 경기 때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며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관계자들과 팬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움직였다.
기성용은 11일 끝난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안방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1-0 승리를 지켰다. 강팀을 만나 팀이 수비 위주의 전략을 펼친 가운데 기성용은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동료들과의 수비 조직을 잘 맞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반 12분 수비수 사이를 헤집고 페널티아크 오른쪽에서 벼락같은 중거리 슛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인터넷 통계사이트는 기성용이 팀 내 최다인 57개의 패스를 성공시켜 91%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공중 볼 다툼에선 100% 볼을 따냈다. 현지의 평가 매체들은 기성용에게 다소 높은 평점 7을 부여하며 ‘후반 중거리슈팅으로 놀랄 만한 득점을 할 뻔했다. 에너지가 넘쳤다’고 평가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동료들과의 협력 수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간간이 공격에 나서 묵직한 슈팅을 때리는 등 효율적인 플레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위원은 “몇 경기를 가지고 기성용이 변했다고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이날 플레이는 아주 성실해 보였다. 계속 이렇게 다른 데 신경 쓰지 않고 축구에 매진하다 보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귀국한 기성용은 12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스위스(15일), 러시아(19일) 평가전에 나설 예정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