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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캄보디아 영토분쟁… ICJ, 캄보디아 손들어줘

입력 | 2013-11-12 03:00:00

11세기 힌두사원 주변 영유권 인정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1일 100년 이상 계속돼 온 태국과 캄보디아 간 영토 갈등인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분쟁’에서 캄보디아의 손을 들어줬다. 태국에서 민족주의 세력을 중심으로 반발이 예상돼 양국 간에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ICJ 재판부는 이날 “사원과 주변 땅에 대한 주권이 캄보디아에 있다”며 “이 지역에 있는 태국 군경은 전원 철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피터 톰카 판사는 “이번 판결은 1962년 판결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은 11세기에 지어진 캄보디아의 힌두사원으로 태국 영토 안에 있다. 태국은 사원 주변 지역 0.35km²만 캄보디아 소유라고 주장하는 반면 캄보디아는 4.6km²가 자국령이라고 맞서고 있다.

ICJ는 1962년 사원이 캄보디아 소유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사원이 절벽에 위치해 태국 쪽 땅을 통하지 않고는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캄보디아는 과거 내전 등으로 인한 국내 정세 혼란으로 오랫동안 이곳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캄보디아가 사원 주변 땅의 소유권을 다시 주장하면서 태국과 갈등이 빚어져 2011년에는 두 차례 무력충돌이 발생해 최소 28명이 사망했다. 그러자 캄보디아는 그해 해당 지역 권리 주체를 가려 달라며 ICJ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ICJ 판결을 앞두고 최근 사원 주변 국경지역에는 태국 측이 헬기와 정찰기를 배치하자 캄보디아 측도 사원 주변에 병력을 증강했다. 두 나라의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인근 주민들은 대피호를 파거나 피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1일 보도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와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판결에 앞서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영토분쟁에 관해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ICJ의 판결을 존중하며 국경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 정상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국 민족주의 세력의 선동에 의한 국경지역 분쟁이 발생할 것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반정부 성향의 태국 민족주의 세력은 “ICJ의 어떤 판결에도 불복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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