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들이 기량을 드러냈다. 가장 빼어난 실력의 외국인 선수들이 모여서 박빙의 시즌이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였다. 2일 첫 선을 보인 마이클(대한항공)과 3일 데뷔전을 치른 아가메즈(현대캐피탈) 에드가(LIG손해보험)는 높은 타점과 파워를 보여줬다. 5일 등장했던 최초의 헝가리출신 바로티(러시앤캐시)는 불합격에 가깝다. 여차하면 가장 먼저 짐을 싸 고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수비기량과 조직력이 빼어난 한국배구는 외국인 선수들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훈련도 많고 일정도 빡빡한데다 합숙까지 하는 한국배구 특유의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인성도 갖춰야 한다.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 V리그를 찾은 외국인 선수들의 데뷔전을 되돌아봤다.
●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던 선수들
2005~2006시즌 슈퍼용병의 시대를 처음 연 숀 루니(당시 현대캐피탈). 한국전력과 개막전에서 한국배구를 처음 경험했다. 미국 출신의 루니는 한국에서 처음 프로배구 생활을 했다. 12월3일 한국전력 경기에서 15득점 2블로킹을 했다.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밋밋했다.
● 시작도 끝도 미약했던 선수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던 선수들의 데뷔전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의 팔라스카(당시 LIG)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22득점 4블로킹 2서브에이스를 했다. 공격성공률도 점유율도 나무랄 데 없었다. 문제는 동료들과의 호흡. “중요한 순간에 내게 공을 주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고국으로 돌아갔다. 세계적인 테크니션 소토(당시 현대캐피탈)도 2010~2011시즌 삼성화재와 개막전에서 14득점1블로킹의 평범한 성적을 냈다. 최초의 100만 달러 선수 까메호(당시 LIG)도 데뷔전에서 실패했다. 2012~2013시즌 삼성화재와 첫 경기에서 18득점 5블로킹 1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블로킹 능력은 높게 평가받았지만 공격에서는 35%대의 성공률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 충격의 데뷔전 치른 선수들
2009~2010시즌 캐나다에서 온 가빈(당시 삼성화재)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43득점 3블로킹을 했다. 엄청난 높이에서 때려내는 파워는 상상초월이었다. 59.7% 성공률과 54.7% 점유율. V리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선수의 기준을 순식간에 바꿔버린 충격적인 데뷔였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