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교육청 “고교확대-분담률 합의”… 일부 시군 “일방적 결정” 반발
전국 처음으로 추진 중인 강원지역의 고교 무상급식 시행과 분담률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강원도교육청과 강원도는 내년 무상급식의 고교 확대 시행 및 분담률에 합의했다고 12일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군은 “비용 분담 주체 중 한 곳인 시군이 배제된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광준 강원도시장군수협의회장(춘천시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2012년, 2013년에 이어 내년도 예산 분담도 시군 간의 사전 협의 없이 발표한 것은 최소한의 행정 협의도 무시하는 막무가내 식 사업 추진”이라며 3자 협의 결정을 촉구했다.
도교육청과 도의 합의안에 따르면 내년 초중고 무상급식 예산 1338억8100만 원 가운데 인건비 542억5100만 원은 도교육청이 전액 부담하고, 나머지 식품비와 운영비 796억3000만 원을 도교육청과 도, 시군이 각각 3분의 1씩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중고 무상급식 비용은 도교육청이 813억2500만 원, 강원도와 시군이 각각 262억7800만 원을 부담하는 셈.
시장군수협의회 결정과 달리 일부 시군의 독자적인 지원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선군과 횡성군은 이미 자체 예산을 통해 초중고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고 다른 시군도 고교 무상급식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도내 모 기초자치단체장은 “내년 고교 무상급식에 참여하되 비용 분담률은 시장군수협의회가 결정한 것처럼 인건비를 제외한 금액의 20%로 검토하고 있다”며 “지방선거 당시 무상급식을 공약했던 단체장들은 이를 무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의회 일각에서 고교 무상급식 확대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교육위원은 “교육 환경 개선 등 당면 현안이 많은 상황에서 무상급식을 고교까지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동수 강원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도 “무상급식보다는 교실 냉난방 등 열악한 학교 시설을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도와 예산 분담에 합의한 만큼 고교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도의회의 예산 심의와 시군 협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