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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폰 CEO “티몬 이기기 힘들어 인수”

입력 | 2013-11-13 03:00:00

한국 발판 삼아 亞 1위 목표




“티몬(티켓몬스터)을 ‘아시아 1위 전자상거래 회사’로 만들겠습니다.”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 기업 그루폰의 에릭 레프코프스키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2일 동아일보와 만나 최근 티켓몬스터를 인수한 배경과 앞으로의 기대를 밝혔다. 그루폰은 2년 전 미국의 리빙소셜이 사들인 티몬을 2억6000만 달러(약 2800억 원)에 인수한다고 8일 밝힌 바 있다. 인터뷰는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티몬과 그루폰이 함께 연 기자간담회 직후 진행됐다.

레프코프스키 CEO는 “티몬의 독립성을 유지시켜 주면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며 “티몬은 앞으로 그루폰 아시아 사업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티몬이 그루폰과 함께 좋은 서비스를 만들게 되면, 그 서비스로 해외에 진출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레프코프스키 CEO는 티몬의 설립자인 신현성 대표와 나눈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신 대표에게 ‘쿠팡(국내 소셜커머스 1위 업체)을 제치는 걸 목표로 하지 말자. 대형 온라인몰과 오픈마켓까지 넘어서 한국에서 전자상거래 1위 기업이 된 후 아시아 1위를 넘보자’고 했더니 그의 눈빛이 반짝이더군요. 거기서 비전의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그루폰의 국내 법인인 그루폰코리아와 관련해서는 “도저히 티몬을 따라 잡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적을 무찌를 수 없다면 동지로 만들라’는 서양 속담을 소개하며 “그루폰코리아가 한국 소셜커머스업계에서 후발 주자라 낄 틈이 없었고 티몬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 차라리 손을 잡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레프코프스키 CEO는 그루폰뿐 아니라 이너워킹스, 에코 글로벌 로지스틱스 등을 설립하고 나스닥에 상장시킨 유명 벤처사업가다. 하지만 “이제 다른 사업은 생각하지 않겠다. 그루폰에만 올인(다걸기)할 것”이라며 “트위터보다 더 큰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만들 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루폰은 소셜커머스가 아닌 ‘모바일커머스’ 회사”라며 “앞으로 상업의 중심은 모바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대표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그루폰의 지원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자본잠식이나 현금 유동성 문제로 합병한다는 항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며 “한국 사업에 의지가 있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파트너를 물색하던 중 그루폰이 놀라운 조건을 제시해왔다”고 말했다.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