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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세… 노병은 죽지 않는다, 위스키를 즐길뿐

입력 | 2013-11-13 03:00:00

美 재향군인의 날 행사, 2차대전 영웅 최고령 오버턴씨 초청




“리처드 오버턴, 이 미국의 재향군인은 107세 입니다. 영광스럽게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일어나 주세요.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미국 ‘재향군인의 날’인 11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기념 연설을 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귀빈석에 앉아 있던 한 흑인 노병에게 잠시 일어나 달라고 요청했다. 노병은 우레 같은 박수를 받으며 쑥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107세의 고령이었지만 꼿꼿한 신체에는 군인의 기백이 서려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오버턴 씨는 1941년 12월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공습 당시 현장에 있었다. 이후 일본 오키나와, 이오지마 전투 등에 참전한 그는 “오로지 신의 은총으로 살아남았다”고 회고했다.

전쟁이 끝난 뒤 고향인 텍사스 주로 돌아온 그는 가구제조업과 주의회 직원 등 생업에 종사하며 전쟁 영웅으로 존경받으며 살아왔다. 건강을 잘 유지한 덕분에 최고령 재향군인 자격으로 이날 행사에 초대된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하는 영광도 누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후반부에 오버턴 씨의 귀국 후 생활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1906년 5월에 태어난 그가 지금도 지팡이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자동차도 직접 운전한다면서 그가 스스로 밝힌 장수 비결은 위스키와 시가(여송연)라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 등은 그가 매일 아스피린을 먹고, 12개비의 시가를 피우며 아침마다 커피에 위스키를 조금씩 타서 마시는 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직접 정원도 관리하고 청소하면서 계속 몸을 움직이고 TV를 보지 않고 골치 아픈 일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오버턴 씨는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전쟁이 끝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참전했던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캘리포니아 주 동남부 모하비 사막의 ‘패튼 장군 기념박물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벽’ 제막식에서는 패튼 장군의 손녀 헬렌 패튼 여사가 애국가를 열창해 참석자 600여 명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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