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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오토바이 매달려 운전자 검거… ‘터미네이터 경찰’ 최재우 경사 특진

입력 | 2013-11-13 03:00:00


지난달 14일 오후 11시 반경 서울 광진구 군자동 8차로에서 음주운전을 단속하던 서울 광진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최재우 경장(40·사진)은 소음기(머플러)를 불법 개조한 듯 엔진 소리가 큰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최 경장이 운전자 김모 씨(20)에게 “시동을 끄라”고 말하는 순간 김 씨는 속도를 올려 도망치려 했다. 최 경장은 오토바이 앞으로 뛰어들어 김 씨에게 매달렸다. 앞바퀴와 바퀴덮개 사이에 왼쪽 허벅지가 끼었지만 김 씨를 놓지 않았다. 최 경장은 30m가량 끌려가 김 씨와 함께 도로 위에 나뒹군 끝에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김 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최 경장은 다리 상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며칠 단속 근무를 더 했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병원에서 X선을 찍어 보니 무릎 관절이 다치고 팔다리 연골이 손상된 상태였다. 의사는 8주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 경장의 부상이 알려지자 광진경찰서 내부망(인트라넷)에는 그를 “터미네이터 같다”며 응원하는 글이 160여 건 올라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몸을 아끼지 않고 범인을 검거한 공을 인정해 7일 최 경장을 경사로 특별진급시켰다고 12일 밝혔다. 최 경장은 “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하는 의사를 ‘심의(心醫)’라고 부르는 것처럼 시민의 마음을 보살피는 ‘심경(心警)’이 되겠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