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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브레이크] 단장 모임, ‘찻잔속 미풍’이었지만…

입력 | 2013-11-13 07:00:00


■ 외견상 조용히 끝난 긴급실행위원회, 사실은…

신생팀 특례 조항 일단 수용하는 분위기
‘탬퍼링 금지·12월 워크숍 안건’만 공표
타구단들 NC·kt 견제 불신 여전히 남아

프로야구 단장들이 12일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실에서 긴급 실행위원회(단장모임)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팀의 제주도 마무리캠프에 머물고 있는 한화 노재덕 단장을 제외한 9개 구단 단장이 참석했다.

● 주요 논의사항은?

KBO가 주관하는 월례 정기모임이 아니라 몇몇 단장이 중심이 돼 긴급 소집된 이날 실행위원회는 점심식사까지 포함해 3시간 가량 이어졌다. 단장들은 동석했던 KBO 관계자를 통해 ‘취재진의 문의가 있을 시 2가지 논의 사안만 공표하도록’ 당부했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 시 탬퍼링(사전접촉) 금지 규정을 각 구단 모두 철저히 지키고, 만약 탬퍼링이 발각되면 KBO 차원에서 규정대로 엄격하게 징계를 할 것을 결의했다’는 내용이 한가지고, ‘12월 실행위원회 워크숍에서 어떤 내용을 얘기할지에 대한 안건 토의’가 두 번째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로 깊숙한 의견이 오간 주제는 따로 있었다. 이날 모임의 주된 소집 사유인 제9구단 NC를 포함한 ‘신생구단의 선수수급에 대한 특례조치’ 문제였다. 이번 모임을 주도한 일부 구단은 ‘NC가 2013년 FA 시장에 이어 현재 진행 중인 2014년 FA 시장에서도 보상선수 없이 금액보상(FA의 전년도 연봉의 300%)만을 통해 외부 FA를 영입하는 것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고, 이후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다.

● ‘찻잔 속 미풍’으로 끝났지만…

A구단 단장은 “(신생팀 특례조치를 의결한 2011년 6월 21일 KBO 정기 이사회 결과의) 해석에 대한 견해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며 “하지만 비밀리에 추진했던 이번 모임의 장소와 주 안건이 사전 유출됨에 따라 당초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일부 구단도 예상보다 의외로 쉽게 KBO의 원칙(2011년 6월 이사회 결과)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흘러갔다”고 귀띔했다.

주목할 것은 B구단 단장의 증언. 이 단장은 “신생구단이 FA를 영입할 때 보상선수 없이 데려갈 수 있는 규정뿐만 아니라, 신생팀의 경우 2년간 제한 없이 외부 FA를 3명씩 영입할 수 있는 규정에 대해서도 부담스러워하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단장은 한발 더 나아가 “현 규정대로라면 NC는 물론이고 10구단 kt도 FA를 3명까지 데려갈 수 있다. 당연히 지켜야 하는 원칙이지만, 이것 역시 다시 논의할 수 있는 계기가 있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즉, 신생팀에 대한 특례조치 축소 여부를 추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초 우려와 달리 12일 긴급 실행위원회는 외견상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이미 합의한 원칙마저 저버린 채 신생구단을 견제하려 한 일부 구단의 이기주의적 행태는 앞으로도 얼마든지 비슷한 분란을 낳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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