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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학의 전 차관 무혐의, 검찰 정말 한 점 부끄러움 없나

입력 | 2013-11-13 03:00:00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무혐의 처리했다. 김 전 차관은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성접대를 받는 과정에서 여성들을 특수강간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경찰은 김 전 차관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차관 등을 고소한 여성들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무혐의 처리했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 중 한 명이 검경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며 울분을 토로했다. 30대 초반의 여성 A 씨는 20대 중반에 알게 된 윤 씨의 강요로 김 전 차관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A 씨는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성접대 여부는 거의 안 묻고 다른 피해자들과 말을 맞췄는지에 초점을 맞추더라”고 말했다. 물론 실체적 진실은 알 수 없는 상태다.

검찰은 A 씨가 고소한 내용보다 그가 윤 씨와 1년 반 이상 만남을 이어가며 경제적인 도움을 받으려 한 점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윤 씨가 A 씨에게 성접대를 강요했다는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고 A 씨가 윤 씨로부터 원하던 도움을 받지 못하자 강간당했다고 무고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듯하다. A 씨는 검찰 조사에서 충분히 진술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 속상해 담당 검사에게 강간 혐의에 대한 진술을 정리해 편지로 보냈다고 한다.

검찰은 처음부터 김 전 차관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검찰은 경찰이 이 사건 수사에 착수한 3월 김 전 차관에 대한 경찰의 출국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김 전 차관이 세 차례 소환을 거부하자 경찰이 신청한 체포영장도 기각했다. 결국 김 전 차관은 병을 핑계로 병실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피해 여성은 재정 신청에 호소할 의사를 밝혔다. 재정 신청을 하면 법원이 수사 자료와 증거물을 살펴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한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의 무혐의 처리가 뒤집히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