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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울 안산 ‘무장애 자락길’ 완공

입력 | 2013-11-13 03:00:00

휠체어-유모차 끌고 산길 산책 해볼까




경사가 완만한 나무덱이 설치돼 휠체어와 유모차가 장애물 없이 숲속을 다닐 수 있는 서대문구 안산자락길. 내년까지 서울 시내에 자락길 13곳이 조성된다. 서대문구 제공

노약자나 휠체어를 탄 장애인,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이동에 힘이 드는 주부들을 위해 서울시내 산과 숲의 문턱이 낮아진다.

서울시는 최근 개통한 강동구 고덕산과 서대문구 안산을 포함해 내년까지 시내에 근교산자락길 13곳의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근교산자락길이란 주택가 주변 낮은 산자락 숲을 따라 폭이 넓고 경사는 완만한 길을 조성해 평소 산을 오르기 힘들었던 보행 약자들이 쉽게 산이나 숲 속을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길이다.

서울 서대문구는 13일 휠체어와 유모차가 장애물 없이 드나들 수 있는 무장애 자락길인 안산자락길을 완공해 개통한다. 말 안장을 닮아 안산(鞍山)이라고 이름이 붙은 서대문구 안산은 높이 296m로 서울 남산보다 높다. 서대문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5위(전체 인구의 13.7%)일 정도로 노령 인구가 많아 편한 산행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2010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3차에 걸쳐 약 3년 만에 서울에서 유일한 전 구간 무장애 자락길을 만들어냈다. 코스는 시범아파트철거지∼한성과학고∼무악정∼연흥약수터를 잇는 총 7km 구간.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12일 시청에서 “자락길을 둘러본 장애인으로부터 평생 자신의 힘으로 처음 숲에서 산책을 해보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무장애 숲길에서는 발에 걸리는 것이 없어 비장애인들도 시선을 자유롭게 두고 자연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길은 폭 2m, 경사는 9도 미만으로 유모차나 휠체어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길 바닥을 평평한 목재 덱이나 친환경 마사토를 이용해 다졌다. 휠체어가 방향을 틀거나 양 방향에서 사람이 오가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50∼100m마다 폭 3∼4.5m의 쉼터도 만들었다. 휠체어를 타고 자락길을 완전히 한 바퀴 도는 데 대략 2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자락길 인근에는 북 카페와 전망대, 연희 숲속 쉼터 등이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 인근 서대문구청과 서대문자연사박물관, 3호선 독립문역 독립공원에서 무장애 코스가 시작된다.

고덕산자락길, 안산자락길에 이어 올해 말까지 △동대문구 배봉산 △동작구 서달산 △종로구 인왕산에 새 자락길이 열린다. 안산자락길처럼 전 구간이 무장애 길로 조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구간이 무장애 숲길로 조성된다.

12일 개통한 고덕산자락길은 총 4km 구간 중 경사가 완만하고 숲이 잘 조성된 고덕동 평생학습관∼고덕중 0.8km 구간이 무장애 숲길로 조성됐다. 동대문구 배봉산연육교∼동성빌라 뒤로 이어지는 동대문구 배봉산자락길은 총 2.7km 중 0.8km가 무장애 구간이다. 자락길 중간에는 넓이 7000m²의 유아숲 체험장도 조성됐다. 동작구 숭실대 뒤편 서달산자락길은 무허가 건물 1동을 철거한 뒤 진입광장을 만들고 잣나무산림욕장을 이용해 산림욕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총 1.5km 구간에 무장애 구간은 0.5km다. 내년 중에는 △중랑구 용마산 △강서구 개화산 △구로구 매봉산 △노원구 불암산 등 무장애 구간을 포함한 자락길 총 4곳이 추가로 개통될 예정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