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인 1963년 11월 22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리 하비 오즈월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텍사스 주 댈러스 시내 역사의 현장. 댈러스=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박물관에는 50년 전 케네디 대통령의 암살을 전후한 긴박한 미국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방문객들은 개인 리시버를 통해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암살 전후 시간대별로 구성된 각종 영상물을 둘러봤다. 한 30대 미국인 관광객은 “어렸을 때부터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는데 암살 50년을 맞아 시간을 냈다”고 말했다.
케네디 암살 50주년을 맞아 현장을 찾은 이들은 박물관 외부에도 많았다. 케네디가 오즈월드의 흉탄을 맞은 도로 위 지점은 흰색 페인트로 ‘×’ 표시가 돼 있었다. 관광객들은 차들이 없는 틈을 타 이 지점 위를 직접 밟아 보거나 ‘6층 박물관’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앞서 박물관에서 본 저격 당시 영상이 도로 위 ‘×’ 표시와 연동되면서 50년 전 격동의 역사가 생생하게 연상되는 듯했다.
CNN은 17일부터 배우 톰 행크스가 제작을 맡은 10부작 다큐멘터리의 ‘60년대: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을 방영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도 10, 12일 드라마 ‘케네디 죽이기(Killing Kennedy)’를 방영한다. 암살 직후 상황을 담은 영화 ‘파크랜드’가 최근 개봉되는 등 극장가에도 케네디 바람이 불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면 나오곤 했던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음모론도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8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오즈월드가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데 확실히 의심이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다른 누가 연루됐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미국 정부가) 오즈월드의 행적과 범행 이유를 명확히 밝혀냈는지, 쿠바와 러시아로부터 영향 받은 건 없는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댈러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