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티즌’ 시계 디자이너 이노우에 히데키 씨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레스토랑 보나세라에서 만난 일본 시계 브랜드 ‘시티즌’의 디자이너 이노우에 히데키씨가 자신이 디자인한 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올해 나온 시티즌의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오른쪽 위)’와 ‘알티크론(오른쪽 아래)’를 디자인했다. 우림FMG 제공
두 시계에는 시티즌이 개발한 ‘에코 드라이브’(빛으로 전기를 만들어 시계에 동력을 공급하는 기술)가 적용됐다. 그런데도 시티즌의 ‘에코 드라이브’ 계열 제품의 디자인은 모두 집광판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만족시킨 것이다.
동아일보 ‘A style’은 시티즌의 디자이너 이노우에 히데키 씨(43)를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그는 1994년 시티즌에 입사했으며 현재 시티즌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시계의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이노우에 씨는 “기술자들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추진하는 것으로 생각의 개념을 바꾸면 기능성과 디자인은 얼마든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처음 시티즌에 입사했을 때는 디자인적으로 멋진 브랜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훌륭하게 진보했다. 특히 2008년을 전후해 힘을 기울여 온 콘셉트 모델이 최근 양산되기 시작한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Q. 시티즌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무엇인가.
시티즌의 콘셉트 모델은 모두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드러낸다. 나는 시티즌 시계를 손에 쥐어 보거나 손목에 찼을 때 느껴지는 티타늄의 표현력 등을 드러내고자 한다.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는 티타늄 소재로 된 케이스를 갖췄다. 프로마스터(시티즌의 하이테크 스포츠 시계에 붙는 이름) 시계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형태를 ‘시티즌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새틀라이트 웨이브 에어와 알티크론에 대해 소개한다면.
새틀라이트 웨이브 시리즈는 위성 수신이 되는 시계인데, 기술력이 발전하면서 메탈 소재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전파 장애 때문에 위성 수신 시계에는 세라믹 소재만 사용해야 했다. 메탈 소재 덕에 이제는 디자인이 한층 강화됐다고 본다.
알티크론에는 해발 1만 m까지 측정이 가능한 전자 나침반 겸 센서가 들어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지구의 모양을 디자인 곳곳에 반영했다. 다이얼은 레이어 구조로 디자인됐다. 구름이 층층이 쌓인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케이스 주변, 시곗바늘의 디자인은 제트 기류의 모양에서 따왔다.
Q. 어디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는가.
다른 브랜드 시계보다는 자연 그 자체, 아름다운 가구의 실루엣, 건축물 등에서 영감을 받는다. 시티즌의 ‘캄파놀라’라는 브랜드를 담당했을 때는 케이스 안에 하나의 건축물이 떠 있는 느낌을 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작업하기도 했다.
Q. 한국과 일본의 시계 디자인, 소비자의 선호를 비교해 본다면.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