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에서 개막… 32개국 참가역대 최대규모지만 국내 부스 줄어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반 관람객 대상 전시관(B2C관)에 국내 게임회사들이 차린 부스는 크게 줄어 외국 게임들이 주도하는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엔씨소프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게임회사는 전시회에 내놓을 만한 신작이 없다며 이번 행사에 불참하기로 했다. CJ E&M,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도 기업 대상 전시관(B2B관)에만 참가한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한 데 대해 게임업계는 불황과 게임 규제라는 이중고(二重苦)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한때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 불릴 정도로 강세를 보인 국산 게임들은 2, 3년 전부터 외국 게임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임 전문 리서치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국내 PC방 온라인게임의 41.5%를 미국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차지하고 있다. 이 게임은 65주째 1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 게임업체가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2위로 밀려났다. 이렇다 보니 국내 게임회사들이 내놓은 신작은 지난해 1444건으로 전년(2857건)보다 크게 줄었다.
게다가 최근 게임중독법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게임업계는 더욱 침체되고 있다. 게임업계가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올해 초 발의한 ‘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에 크게 반발하는 것도 가뜩이나 불황에 빠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일부 국내 게임회사는 아예 게임 규제가 거의 없는 해외로 본사를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 국내 대형 게임회사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외국 기업이 점령한 상황에서 규제까지 더해지면 산업 전체가 활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