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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권순활]GS그룹의 뿌리 사랑

입력 | 2013-11-14 03:00:00


경남 진주시 지수면은 한국 재계사(財界史)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와 GS그룹 허만정 창업주가 모두 지수면에서 태어났다. 구인회와 허만정이 1947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을 함께 세우면서 시작한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의 ‘아름다운 동행’은 허씨 가문의 GS가 2005년 LG에서 계열 분리할 때까지 58년간 이어졌다. 아주 드문 경우이다. 경남 의령이 고향인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함안이 고향인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도 지수보통학교(현 지수초등학교)를 다닌 인연이 있다.

▷GS 계열 정유회사인 GS칼텍스가 그제 창업주의 고향인 지수면에서 연산 4만 t 규모의 진주 복합수지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재계 1세대 거인(巨人)들을 배출했지만 영세 소기업과 농업 위주 산업구조를 벗어나지 못한 진주 지역에 대기업 공장이 들어선 것은 처음이다. 준공식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과 허진수 대표이사 부회장, 이창희 진주시장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허동수 회장과 허진수 부회장은 GS그룹 총수인 허창수 회장과 함께 허만정 창업주의 손자들이다.

▷GS칼텍스 진주 공장 덕분에 100여 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GS는 투자 성과가 좋으면 공장 증설과 고용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준공식에서 허진수 부회장은 “진주 공장을 발전시켜 진주시가 남부권 중심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GS의 공장 신설 결정은 진주시의 적극적인 구애(求愛)에 허창수 허동수 회장, 허진수 부회장 등 대주주 경영진이 화답하면서 이뤄졌다. 이 진주시장은 “고향 발전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투자한 GS 경영진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정치에서 나타나는 배타적 지역주의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고향을 떠나 다른 지방에서 활동하는 출향(出鄕) 인사들이 ‘뿌리’를 잊지 않는 애향심은 아름답다. 고향에 대한 GS의 보은이 기업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상생의 효과를 거두면서 다른 기업과 지역으로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