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개국 비준 유엔 아동권리협약, 18일 국내서 포럼 개최
국제아동권리포럼을 앞두고 3일 서울 중구 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13 대한민국 아동 총회’에서 학생들이 아동 인권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하고 있다. 국제아동인권센터 제공
○ 경쟁적 교육환경은 어린이 인권에 악영향
한국은 1991년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2011년 한국 정부가 제출한 보고서를 심의했다. 입양 특례법 개정, 학교 폭력 예방 대책 수립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동 인권 개선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한국 학교의 체벌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 문제에 대해 포럼에서 발표하는 이석준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정책과장은 “경쟁, 입시 위주 교육이 아동의 자살 증가나 정신건강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아동 정신건강 서비스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자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수준이 낮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교육기본법에서는 학생의 학교 운영 참여를 명문화했고 초중등교육법에서는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권장한다.
실제 초중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운영위원회에는 교원 대표, 학부모 대표 및 지역 인사만 참여한다. 학칙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학생의 의견을 듣고 국공립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가 학생 대표의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했지만 반드시 반영할 필요는 없다. 학교에서 학생의 참여가 형식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모 씨(21)는 2007년 중학 2학년 때 중국에서 왔을 때 악몽 같은 기억을 아직 떨쳐내지 못했다. 일하는 엄마와 함께 살려고 한국에 왔지만 당시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했고 혼자 외출하거나 친구들과 대화하지도 못했다. 외로움을 나눌 형제자매 역시 없었다.
그는 혼자 집에서 휴대전화나 컴퓨터 게임을 하고 놀았다. 종종 책을 봤지만 중국어로 된 소설책만 주로 읽었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에 걸려 입원했다. 가만히 있어도 짜증이 났고 혼자 머리를 벽에다 찧으며 자해하는 버릇도 생겼다.
결국 중고교를 마치지 못한 그는 지금도 우울증 약을 먹으며 생활한다. 한 복지시설을 찾아 한국어를 배우고 바깥활동도 하고 있다. 중고교 졸업장을 얻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던 10대 후반 시절은 지금도 어두운 과거로 남아 있다.
아동권리위는 한 씨처럼 이민 배경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는 비율이 낮고 한국 국적이 없는 부모에게는 의무교육 책임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을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현재 국내에는 1만5000명 이상의 취학연령대 이민 배경 어린이가 학교에 다니지 못한다고 추산되지만 정확한 통계는 없다.
장애인권리협약(CRPD)은 국가가 장애인을 일반 교육시스템에서 배제하지 않고 일반 교육프로그램에서 통합교육을 받도록 촉구하고 있다. 학교 환경 개선은 필수. 장애 학생이 오가기 편하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큰 글씨로 된 인쇄물이나 점자 자료를 갖춰야 한다는 얘기다. 시험이나 과제에 추가 시간을 주는 식의 배려 역시 필요하다.
디판코 박사는 “통합교육은 지역사회와 교사, 학생에게 장애 관련 이슈를 이해할 기회를 주는 장점이 있다. 편견과 장벽을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며 “성공적인 통합교육을 하려면 교사가 장애 어린이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