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14일 "그런 말씀 들으면 제 이야기 같지 않다"며 몸을 한껏 낮췄다.
안 지사는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인터뷰에서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 등 야권에서 본인을 차기 대권후보군으로 분류한다며 대선 출마 계획을 묻자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어 "20세기까지는 박정희 대통령으로 대표되어지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이끌고 갔다면 지금 국가발전의 동력은 주권자가 어떻게 국가행정에 참여하느냐의 문제"라며 "이렇게 되어야만 21세기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마음으로 대한민국 역사의 최전선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을 대신했다.
안 지사는 '정치인의 최종 목표로서 당연히 대권 도전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거듭된 질문에 "문제는 그런 목표나 정치인으로서의 야망보다도 실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제가 서 있는 한걸음 한걸음의 영역이 축적될 때야만 미래라고 하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그것을 염두에 두어두거나 그것을 목표로 두고서 뛰는 행보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최근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이 원인이 된 정국경색 문제와 관련해 "지난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하고 나서 야권이 대선자금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었다. 노무현정부에서는 우리 스스로의 대선자금을 검찰 수사에 맡기지 않았나"라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승자 스스로가 법과 규칙과 정의관에 입각해서 자기 것을 다 내려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패자나 다른 다수파에게 권위가 생기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부여당의 책임을 주장했다.
안 지사는 "현재 계속해서 국가기관들의 선거개입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고 전직 대통령의, 국가원수들의 비망록을 현재 국정원 책임자들이 임의적으로 공개하고 있는데 그것을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 운영에 있어서 정말로 있어서는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불복 논란에 대해서는 "다른 이야기"라고 선을 그은 뒤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집권당이 된다 할지라도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된다"며 "국가기관이 어떠한 경우든 선거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엄히 다스려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선개입) 의혹들에 대해서 국민들이나 야당이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문제는 국가기관들의 불법적인 선거개입 의혹들에 대해서는 대통령 스스로가 엄히 문제의 진상을 밝히도록 지시하고 그렇게 이끌어주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 수사와 관련, "관련된 수사팀, 검사들이 몇 분이나 옷을 벗고 곤혹을 치루는 것으로 봐서는 수사가 공정히 이뤄지고 있다고 하는 신뢰를 얻기에는 제가 보기에 부족한 것 같다"면서도 특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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