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가 14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기자회견에서 축구인생을 마감하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서울 |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초롱이' 이영표(36)가 은퇴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팬들에게 미안함을 드러냈다.
이영표는 1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 앞선 소감 발표에서 "한국 축구의 문제점인 수비 불안의 중심에 바로 제가 있었다. 축구팬 여러분들께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영표는 "마지막 인사를 하려니 감사함과 미안함이 교차한다"라며 감회를 되새겼다.
이영표는 "2000년대 한국 축구의 문제점은 수비 불안이었고, 제가 그 중심에 있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저 때문에 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패배 앞에서 비겁한 변명을 한 적도 많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영표는 27년의 선수생활을 마치는 소감에 대해 "치열하게 달리느라 여유가 없었다. 27년이라는 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장 밖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고하는지 깨달았다"라면서 "모두와 함께 축구를 즐겼던 선수로 기억해 달라.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일이면 (앞으로도)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영표는 지난 1999년 6월 코리아컵 멕시코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고,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3차례의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왼쪽 윙백으로 활약했다. 이영표는 지난 2001년 1월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아시안컵 3-4위전을 마지막으로 A매치 통산 127경기(5골)의 기록을 남기고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A매치 127경기는 홍명보(135경기) 현 대표팀 감독과 이운재(132경기)에 이어 국내 A매치 최다 출전 3위에 해당한다.
프로리그에서는 2000년 안양 LG에서 데뷔한 이래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토트넘 핫스퍼(잉글랜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알 힐랄(사우디), 밴쿠버 화이트캡스(미국) 등의 해외 축구 무대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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