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초-중 선수 집중지도… 1년내내 전용경기장서 합숙훈련고교팀 잇단 창단 선수 유출 막아… 전국체전서 7차례나 종합우승
지난달 열린 전국체육대회 스쿼시 경기에서 종합우승 2연패를 이끈 차정환 인천스쿼시연맹 회장(가운데)과 구륜회 전무(오른쪽에서 세 번째), 선수들이 전용경기장에 모였다. 인천연맹 선수들은 내년에 열리는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첫 메달에 도전한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단체전에서는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는 스쿼시 선수들이 인천이 종합 3위를 차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 폐막 이틀을 남기고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 이어 연거푸 종합우승을 차지하며 승점(1183)을 보태 인천이 4위인 경북을 따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인천이 이처럼 스쿼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2000년 인천스쿼시연맹을 창설해 일찍부터 유망 선수들을 발탁한 뒤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스쿼시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구륜회 전무(40)가 당시 인천연맹의 코치를 맡아 초중학생 선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인천연맹 초대 회장 장영복 씨(51)는 같은 해 사재를 털어 연수구 옥련동에 3000여 m² 규모의 스쿼시 전용경기장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건립했다. 선수들은 이 경기장에서 1년 내내 합숙훈련을 하며 팀워크를 다졌다.
이어 스쿼시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6년 전국체육대회에서도 종합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까지 전국체육대회에서 7차례나 종합우승을 차지했으며 국가대표(남자 6명, 여자 4명) 선수를 10명이나 배출했을 정도다.
위기도 있었다. 전용경기장에서 사계절 구슬땀을 흘린 초중학생 선수들은 전국 정상급 실력을 갖췄지만 인천에는 스쿼시팀을 운영하는 고교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이 방과 후에 스쿼시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스쿼시팀을 운영하는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지역 고교로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스쿼시 특기생을 선발하는 대학도 이들 지역에 몰려 있었다.
구 전무는 인천시체육회와 인천시교육청 등을 찾아가 고교 스쿼시팀 창단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2005년 자신의 모교인 인천 대건고에 스쿼시팀을 창단한 데 이어 2007년에는 연수여고에도 스쿼시팀을 만들어 선수들을 진학시켰다.
2010년부터 인천연맹을 이끌고 있는 차정환 회장(44·변호사)은 소속 선수들에게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연맹 소속 모든 선수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대한스쿼시연맹에서 발급하는 지도자와 심판자격증(3급 이상)을 취득한다. 선수들이 지도자와 심판이 되기 위한 덕목과 이론 등을 공부하면 훈련과 경기 과정에서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