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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과메기-대게의 계절… 동해안이 맛있어진다

입력 | 2013-11-15 03:00:00

포항 구룡포 과메기 말리기 한창… 16일부터 16회 특산품축제 열려
영덕 대게잡이 본격 시즌 맞아… 강구항 일대에 관광객들 발길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가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건조되고 있는 과메기.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해안은 요즘 덕장에 줄줄이 꿰어진 과메기가 가득하다. 차가운 바닷바람과 햇볕으로 냉동과 해동을 거듭하며 말리는 모습만 봐도 먹음직스럽다. 이렇게 말린 과메기는 씹을수록 쫀득한 식감과 독특한 향이 와 닿는다. 과메기를 김 미역 마늘 고추와 함께 한입 가득 넣으면 별미 중의 별미다.

구룡포를 비롯해 대보·장기·호미곶면에는 과메기 생산업체 450여 곳이 있다. 연간 5000여 t을 생산해 600여억 원의 소득을 올린다. 전국 생산량의 90%다. 기온이 떨어지는 이달부터 과메기 생산이 시작되면서 어민들의 손길도 바쁘다. 올해 4월에는 구룡포에 과메기 가공공장과 냉동창고가 건립돼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시가 2년여 동안 104억 원을 들여 총면적 5698m², 3층 규모로 지었다. 김점돌 구룡포 과메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원료 공동 구매로 가격 및 품질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포장지마다 생산자의 이름, 사진 등을 부착해 소비자의 신뢰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항시는 과메기 홍보 투어에 나섰다. 다음 달 10일까지 영양 상주 청송 구미 등 경북 18개 지자체의 각종 축제와 문화행사 등에서 과메기 홍보를 벌인다. 27∼29일 서울 서초구청 광장에서도 홍보 행사를 마련해 수도권 지역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16, 17일 구룡포읍 과메기문화거리에서는 과메기 특산품 축제가 열린다. 올해 16회째. ‘보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과 어울림의 장’을 주제로 마련된 축제는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과메기 대게 오징어 등 싱싱한 수산물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직거래 장터와 과메기 경매 및 무료 시식 등 체험 행사도 다양하다. 최만달 포항시 수산과장은 “인근 근대문화역사거리에서도 다양한 전시회가 열린다. 구룡포의 맛과 멋을 듬뿍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동해안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겨울철 별미인 과메기뿐 아니라 대게잡이도 시작됐다.

영덕군 등에 따르면 대게 자원 보호를 위해 올해 6월부터 금지됐던 대게잡이는 최근 대화퇴(동경 134∼135도에 걸쳐 있는 동해 최대의 어장)에서 시작됐다. 영덕 지역의 경우 어선 20여 척이 조업에 들어갔다. 강구수협에서는 매일 오전 5시 반경 대게 위판이 벌어져 활력이 넘친다. 다음 달에는 해안과 가까운 어장에서 대게를 잡는 연안 자망어선들이 조업에 나선다. 영덕군 관계자는 “130여 척이 그물을 손질하며 조업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는 350여 t의 어획량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영덕군 강구항은 관광객이 북적인다. 강구1리∼강구대게 사거리를 중심으로 늘어선 음식점 300여 곳의 찜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게의 구수한 향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찜과 회 구이 해물탕 등 다양한 대게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대게 철이 되면 이곳 음식점들은 하루 평균 300만 원의 수익을 올린다. 상당수가 산지에서 먹는 대게 맛을 잊지 못해 매년 찾는 단골이다. 몇 년 전부터는 일본인 중국인 등 외국인 방문도 증가하고 있다. 대게를 맛본 후에 영덕읍 창포리 해맞이공원과 풍력발전단지, 블루로드(64km) 등 지역 관광명소를 돌아보며 동해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