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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보험을 골라 담다

입력 | 2013-11-15 03:00:00

현대라이프-이마트의 실험… 한번 결제로 5년 보장식 보험상품 판매




국내 처음으로 마트에서 살 수 있는 보험 상품이 나왔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라이프는 15일부터 서울과 경기 지역의 이마트 5개 지점(가양, 자양, 용산, 월계, 죽전)에서 ‘현대라이프 제로 어린이보험 405’와 ‘현대라이프 제로 사고보험 505’ 상품을 판매한다.

어린이보험 상품은 이마트 매장의 분유나 기저귀 또는 완구류 코너에 진열된다. 사고보험은 레저용품이나 자동차용품 코너에서 살 수 있다. 박스 형태의 상품 안에는 보험상품 설명서와 보험선불권이 들어 있다. 다른 물건처럼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한 후, 선불권을 가지고 웹사이트나 콜센터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된다.

선불권은 3만 원부터 10만 원까지 다섯 종류로 나뉜다. 자신이 가입하려는 상품에 맞게 선불권을 구매하면 된다. 예를 들어 8세 여자 어린이의 경우 5년 만기 어린이보험의 보험료로 한 번에 내야 하는 금액은 6만4800원이다. 고객이 7만 원짜리 선불권을 사서 보험에 가입하면 잔액 5200원은 돌려준다. 선불권을 기프트카드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10만 원짜리를 사서 두 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다.

어린이보험과 사고보험 모두 월납이 아닌 일시납 상품이다. 보험료를 한 번 내면 5년 동안 보장받는다. 상품 설계를 최대한 간단하게 한 것도 특징이다. 어린이보험은 암 진단을 받거나 장해를 입으면 2000만 원까지 보장받는다. 사고보험은 재해로 사망할 경우 2000만 원, 장해를 입으면 최대 1000만 원까지 보험금을 받는다.

서창우 현대라이프 홍보파트장은 “상품 가격에 민감한 30, 40대 주부들이 부담 없이 마트에서 살 수 있도록 상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대라이프는 내년 1월부터는 서울과 경기 지역의 모든 이마트 점포에서 상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또 정기보험, 종신보험 등 판매 상품의 종류도 늘려갈 예정.

이런 움직임은 판매 경로를 다양화해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경쟁을 벌일 채널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인터넷 보험이나 ‘마트 보험’처럼 새 채널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이런 경쟁에 중소형 보험사뿐 아니라 대형사도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마트 판매 보험이 확산되면 마트에 보험상품 코너가 설치돼 고객이 고를 수 있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많은 사람이 찾는 마트에 보험상품을 내놓으면 판매 경로가 늘어나는 한편 보험회사 브랜드도 높아진다”며 “우리 회사도 이런 방식을 도입할지 고객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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