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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뛰자” 개장 4시간 전부터 구름인파 ‘지스타 2013’

입력 | 2013-11-15 03:00:00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개막… 역대 최대 32개국 531개社참가




14일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에서 개막했다. 이날 오전 벡스코 광장에선 전시관 개장을 기다리는 게임 마니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오른쪽). 오후에는 게임 캐릭터 복장을 한 모델들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웠다. 부산=뉴스1·서영수 기자 kuki@donga.com

“뛰어!”

14일 낮 12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 제1전시관.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3’이 개막하자 게임 마니아 수십 명은 새로 공개되는 게임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기 위해 전시관 안으로 달려갔다.

‘지스타 2013’의 주제는 ‘게임으로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게임 축제(Game Together, Dream Forever)’. 17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인 32개국 531개 업체가 참가했다. 개막식에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남경필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개막 전부터 흥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날 현장 열기는 국내 최대 게임축제다웠다.

입장이 시작되기 4시간 전부터 매표소 앞에는 수백 명이 줄을 서 있었다. 대전에서 와 오전 2시 30분부터 줄을 섰다는 임동욱 씨(20)는 “조금만 늦어도 하고 싶은 게임을 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씨처럼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선 이들은 새벽 추위에 대비해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거나 담요, 등산용 깔개 등을 준비했다.

올해 참가한 게임회사 중 가장 넓은 면적에 체험용 PC 140대를 설치한 블리자드 전시관은 개장 10분 만에 만석이었다.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도 100여 명이 넘었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블리자드 직원이 밀지 말고 질서를 지켜 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정도였다.

국내 업체인 넥슨과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넥슨은 ‘도타2’, ‘페리아연대기’ 등 온라인게임 2종과 모바일게임 ‘영웅의 군단’을 선보였다. 올해 처음 지스타에 참가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체험용 PC 100대를 설치하고 신작 게임을 소개했다.

화려한 축제 분위기 속에도 최근 게임중독법 논란과 국내 게임업계의 불황으로 인한 그림자가 곳곳에 드리워 있었다. 우선 국내 대형 게임회사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일반 관람객을 위한 전시관(B2C) 규모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지스타의 흥행을 이끈 모바일 게임회사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이날 만난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2, 3년 전부터 외국 게임에 밀린 데다 각종 규제 등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회사들이 대작 게임을 새로 만들지 않는 분위기”라며 “모바일 게임회사들도 비용이 많이 드는 B2C관에 참여하지 않고 기업고객 전시관(B2B)에만 부스를 차린 곳이 많다”고 말했다.

게임중독법 논란이 전에 없는 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날 벡스코 광장에서는 게임중독법에 반대하는 서명이 진행됐다. 누리꾼 100여 명은 정부의 게임 규제를 반대하는 플래시몹을 했고, 동서대 디지털컨텐츠학부 학생 5명은 게임 규제에 항의하는 뜻에서 상복을 입기도 했다.

부산=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