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이대로는 안된다]민간교류-경제관계에도 찬바람… 교역액 3년만에 1000억달러 밑돌듯
한일 외교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경제관계도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원-엔 환율 하락과 일본 방사능 우려 등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외교 갈등도 양국 간의 거래를 위축시키는 데 크게 영향을 끼쳤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냉각된 경제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교역 규모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1∼9월 한일 간 수출입 규모는 7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억 달러 하락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경제가 위축됐던 2010년 이후 3년 만에 양국 간 교역 규모가 10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 수는 올 1∼9월 기준 20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만 명 이상 감소했다. 한류 열풍을 주도해 온 60대 일본 여성 수가 특히 많이 감소한 것으로 관광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일본 내 한류타운을 찾는 일본인 고객의 발길도 뚝 끊겼다. 한류가 이어질 것으로 믿고 과잉 투자한 도쿄 한인 동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40% 높은 월 임차료를 내고 개업했지만 최근 침체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정부가 7월 일본 금융당국과 한일 통화스와프(통화 맞교환) 협정을 연장하지 않은 것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악화된 양국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우광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연구위원은 “한일 관계 악화로 한국인과 한국 기업이 보는 경제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다”며 “감정만 내세우지 말고 이성적으로 접근해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도쿄=배극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