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전경련회장단 회의
14일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 허창수 회장(왼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허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총 21명의 회장단 가운데 허창수 전경련 회장(GS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 7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정부의 파트너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전경련은 대기업 단체 탈피를 선언했다. 회장단은 “대기업만의 이해를 대변하는 단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 국가 경제 전체의 비전을 제시하는 신뢰받는 경제단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회장단 구성에 변화를 주려는 이유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 등 부회장 3, 4명의 결원이 예상되는 데다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대기업 회장들의 모임’이라는 선입견을 깨기 위해서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예를 들어 네이버도 회장사가 될 수 있다”며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전경련이 이처럼 변신을 시도하는 이유는 2011년부터 경제민주화가 본격화되면서 바뀐 사회 분위기에 적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경제 발전의 필요성만 강조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회장단은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만 체감 경기는 그렇지 않고 건설, 철강, 해운 등 일부 업종은 어려움이 지속되는 ‘산업 간 양극화’를 우려했다. 회장단은 “얼어붙은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관련 법, 서비스산업 육성법,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광진흥법 등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대한 차가운 시선을 의식해 스스로 목소리를 낮췄다. 회장단은 지금까지 경제를 살리기 위한 규제 완화 등은 열심히 해왔지만 이를 대중에 알리는 여론 환기에는 소홀했던 것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홍보 기능을 강화해 사회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김용석 nex@donga.com·장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