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864곳에 납품 서울친환경유통센터 가보니
13일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연구원이 농산물 시료로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있다. 센터는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농산물을 서울시내 학교 3분의 2에 급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제공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 8월 학교 급식 식재료에서 잔류 농약이 검출됐다는 보도에 학부모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13일 저녁 서울 시내 학교 3분의 2에 식재료를 납품하는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서울친환경유통센터에서 ‘식재료 안전관리 시연회’가 열렸다. 기자는 정승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비롯한 식약처 서울시 일선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등 30여 명과 함께 현장을 둘러봤다.
오후 10시부터 전국에서 올라오는 식재료는 1층 집하장에 모였다. 품질, 신선도, 당도 등을 검사하고 친환경 인증정보 등을 확인한 뒤 안전성 검사 등을 거친다. 이어 학교별로 배분해 다음 날 오전 4∼6시에 배송한다.
집하장에서 채취한 시료는 2층 안전성검사실로 옮겨진다. 시료를 분쇄해 액체 상태로 만든 뒤 효소면역측정기 등 17종 35대의 장비로 잔류농약 유무를 검사하기 위한 것. 전수조사를 하는 속성검사를 통해 농민이 많이 사용하는 유기인제 및 카바메이트 등 31종의 농약을 검출할 수 있다. 또 무작위로 샘플을 채취하는 정밀검사를 통해 285종의 농약을 분석한다. 홍원필 안전성검사실장은 “서울시 식품안전과에서 월 2회 불시 수거검사를 하고, 격월로 센터에서 산지 출장검사를 하는 등 2중, 3중으로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잔류농약이 검출되면 대체 농산물을 확보해 급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친환경농산물의 경우 농약잔류허용기준치 이내라도 농약이 나오면 전량 폐기하고, 생산자는 센터에 더이상 출하할 수 없도록 조치한다.
학교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친환경 농산물 권장사용률을 20%포인트 낮추고, 일반 업체는 500만 원 이하, 친환경센터는 2000만 원 이하 등 달랐던 수의계약 범위를 1000만 원 이하로 통일하기로 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권장사용률을 낮춘 것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고 수의계약 범위를 축소한 것은 친환경센터의 독점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장옥연 서울 내발산초 교감은 “경쟁 입찰로 업체를 선정하면 가격은 싸지겠지만 품질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친환경유통센터가 무상급식 식재료 시장을 독점해 영세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비판과 식자재의 공급, 업체 선정, 가격결정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8월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했고, 지난주 감사가 끝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부모라면 언제든지 친환경센터를 방문해 식재료 공급 및 검사 과정을 참관할 수 있다. 센터운영팀 02-2640-8050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