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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1세대 김봉수 씨 “한국 테니스 발전하려면 해외무대 도전해야”

입력 | 2013-11-15 20:36:00

미국서 10년째 선수 육성




 1980년대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였던 김봉수 씨(51). 당시 그는 세계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에 등록한 한국인 1호 선수로도 유명했다.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갔던 김 씨가 최근 3년 만에 일시 귀국했다. 13일에는 장호배 주니어대회 열린 서울 장충 장호 테니스장을 찾아 선후배들과 모처럼 재회했다. 그에게 이 대회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마포고 2년 때인 1979년 준우승한 뒤 이듬해 우승 트로피를 안았죠. 대회 주최자인 돌아가신 홍종문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 각별히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김 씨는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 2관왕에 오른 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세계 361위의 랭킹으로 프랑스오픈 준우승자인 세계 12위 앙리 르콩트(프랑스)를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킨 끝에 8강까지 올랐다. 이 성적은 한국 선수의 올림픽 최고 기록으로 여전히 남아있다. 1989년 ATP투어 KAL컵에서 8강에 오른 뒤 해외로 눈을 돌려 일본에서 8년 동안 프로로 뛰었다.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테니스협회(USTA)에서 관리하는 시카고의 한 테니스 클럽에서 10년째 선수 육성에 나서고 있다. 요즘 미국 테니스는 유럽세에 밀리고 있어 유망주 발굴을 위한 투자를 늘렸다는 게 그의 얘기. 김 씨의 제자들은 해마다 미국의 1부 리그 대학에 장학생으로 진학하고 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몇 년 째 침묵을 지키고 있는 한국 테니스의 현실은 그를 안타깝게 한다. "후배들의 체격이 향상됐고 공도 파워풀하게 치는 걸 봤어요.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해외에 나가 새롭게 도전하며 부딪쳐 봐야 해요. 저도 힘껏 돕겠습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