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디스토피아… 도시부흥 나선 하시모토 구상의 맹점
일본 제2의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 오사카에 대한 다소 의외의 평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오사카 경제에 대해 부정적이다. 도쿄(東京)의 경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무제한 돈을 풀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대표 기업인 도요타가 인근에 있는 나고야(名古屋)도 경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오사카는 아니다.
풍문으로 들리는 소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오사카 파산에서 재생까지’. 저자인 요시토미 유지(吉富有治·56) 씨는 금융전문잡지 기자를 거쳐 지금은 프리랜서로 사회와 경제 문제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특히 오사카의 경기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일본의 전국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오사카의 평균 공실률은 10.65%. 사무실 10개 중 1개는 비어 있다는 말이다. 도쿄는 8.29%다. 올해 1∼7월 경찰청의 범죄 통계 자료를 보면 살인, 방화 등 중요 범죄 인지 건수(경찰이 신고 등을 통해 파악한 수)는 오사카가 전국 1위다. 검거율은 38.4%로 전국 평균(60.5%)을 크게 밑돈다.
1980년대 일본 경제가 고도성장할 때 지하철이 끊기는 심야시간 택시 잡기 경쟁이 벌어졌다. 하지만 현재 오사카는 어딜 가도 도로에 택시가 늘어서 있다. 저자는 “밤중에 오사카 시내 번화가를 가도 택시 줄이 길다”며 밑바닥 경제 상황을 택시의 줄로 비유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혜성처럼 등장한 정치가가 하시모토 시장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오사카 시와 오사카 부를 합해 도쿄 도와 같은 오사카 도를 만들겠다는 구상으로 시장이 됐고 오사카 시의 조직과 공무원 개혁을 진행해 재정을 충실하게 했다. 하지만 저자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그는 책 서문에서 하시모토의 오사카 도 구상에 대해 소설 형식을 빌려 그 결과를 예측했다. 그는 오사카 도가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해 도로는 훼손되고 공원은 쓰레기 더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보육원이 줄고 학교도 유리창이 깨진 채 수업할 것이라고 봤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