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파이프에 뒤통수 맞아 뇌출혈… 당시 전남경찰청 김인원 일경 숨져16일 대전국립현충원에 안장… 부친 “이런 비극 다시는 없어야…”
고 김인원 의경은 1996년 6월 전남지방경찰청 기동9중대 소속 의경으로 불법 집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시위대가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 후 17년간 투병하다 15일 숨을 거뒀다. 이성한 경찰청장(왼쪽)은 이날 오후 3시 김 의경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이 가운데 후미를 지키던 기동9중대 의경 30여 명이 갑자기 튀어나온 광주전남총학생회연합(남총련) 대학생들에게 둘러싸였다. 의경들을 향해 사방에서 돌이 날아왔고 쇠파이프와 방패가 부딪치는 소리가 난무했다. 이들 의경 대부분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이 가운데 김인원 의경(당시 20세·일경·사진)은 왼쪽 발에 화염병을 맞은 뒤 이를 끄려는 순간 한 학생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뒤통수를 맞아 쓰러졌다.
아버지 김정재 씨(67)와 어머니 김복임 씨(64)는 15일 오전 4시 병원에서 둘째 아들 김 의경을 하늘나라로 보냈다. 의식불명 상태로 투병생활을 하던 김 의경은 37세를 일기로 패혈증으로 끝내 숨을 거뒀다. 올해 5월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것도, 경찰의 날인 10월 21일 명예경찰 순경으로 임용된 사실도 모른 채….
교육공무원으로 재직했던 아버지 김 씨는 “둘째 아들의 몸이 오래 누워 있으면서 괴사하는 모습을 보며 괴로웠다. 하지만 17년 5개월 동안 생명의 끈을 놓지 않아 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우리 아들 같은 불행이 반복돼선 안 된다. 국민도 친북 세력에 눈을 똑바로 뜨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유해는 16일 발인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