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을 시로 변화시킨 연금술사들/황철호 지음/388쪽·1만9000원·동녘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 홀.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외벽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볕과 조응하는 하얀 빛의 미소를 지어낸다. 아래는 저자가 그린 스케치. 동녘 제공
건축물을 만나기 전에 건축가의 건축 세계부터 이야기한다. 이 부분을 연두색 바탕 종이 위에 담아 그들의 철학과 생각을 강조했다. 또 건축가가 쓴 글이나 말을 담은 문장은 다른 색깔로 처리해 눈에 더 잘 띄게 했다. 책 말미에는 건축 답사를 위한 안내, 함께 읽으면 좋은 책까지 친절하게 소개했다.
미국 건축가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한 독일 베를린의 ‘유럽 유대인 학살 추모관’에 가장 오래 눈길이 머물렀다. 이곳에는 검은색 노출 콘크리트 석비 2711개가 모여 장관을 이룬다. 가로(95cm)와 세로(2.375m)는 같지만 높이는 최대 4m까지 다양하다. 석비 사이의 간격은 95cm.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다. 굴곡진 구릉지 지면과 다양한 석비의 높이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