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노래를 들어라/버니 크라우스 지음·장호연 옮김/282쪽·1만5000원/에이도스
생물음향학이 뭘까. 첫머리에 일러둔 인터넷 사이트(thegreatanimalorchestra.com)에 들어가 보면 구구절절한 설명 필요 없이 바로 알 수 있다. 지은이는 40여 년 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며 생물 1만5000여 종의 소리를 녹취했다. 그 소리자료 중 책 내용과 관련된 것을 추려 사이트에 게재했다. 페이지를 넘기며 ‘재규어가 낮게 그르렁거리는 소리’ ‘개미가 노래하는 소리’ ‘오르간굴뚝새의 휘파람’을 클릭해 듣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하지만 사이트에 비해 책은 그리 수월하게 읽히지 않는다. 이야기하려는 바를 뚜렷이 정하고 책을 썼다기보다는, 그득히 쌓인 소리자료를 소개할 방법으로 책을 택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번역과 편집도 아쉽다. ‘페퍼 상사의 고독한 마음 클럽 밴드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라든가 ‘토마스 아퀴나스 Thomas Aquinas’ 하는 식으로 굳이 써야 했을까 싶은 영어 병기가 줄기차게 이어져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