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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정신무장’ 강연 효과 있네

입력 | 2013-11-18 07:00:00

현대캐피탈 아가메즈(앞줄 왼쪽)가 17일 홈 코트에서 열린 V리그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의 외국인 공격수 에드가의 공격을 가로막고 있다. 천안|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0일 대한항공전 패배 후 ‘팀워크의 중요성’ 주제로 단장 강의·영화시청
일주일만에 확 달라진 멘탈로 LIG손보 완파…한국전력은 러시앤캐시 제압


현대캐피탈은 10일 대한항공과 인천 원정에서 질 수 없는 경기를 졌다. 아가메즈가 46득점하고 63.49%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고도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그 날 현대캐피탈은 29개의 실책을 했다. 특히 1세트 20점 이후에 나온 서브미스 2개가 결정타였다.

패배 다음날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위한 강의가 있었다. 안남수 단장이 나섰다. 시즌 전부터 준비해왔던 PT였다. “변해야 산다. 즐겨라”란 주제였다. 안 단장은 선수들에게 원론적인 질문부터 했다. “왜 훈련을 하는가”였다. 제대로 된 대답이 없었다. “이기기 위해서 훈련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선수들이 긍정했다.

안 단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런데 왜 우리는 경기를 훈련처럼 하는가. 훈련은 미친 듯이 하는데 그 모든 것이 실전과 이어지지 않는다면 훈련의 이유가 없다.”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큰 스파이크나 블로킹이 아닌 사소한 실책과 작은 리시브 하나다.”

이어 동영상 2편을 보여줬다. 하나는 개미들이었다. 먹이를 들고 가던 개미떼 앞에 천적 개미핥기가 나타났다. 개미들을 공격하자 리더 개미가 앞장서서 모든 개미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개미핥기는 커다란 개미 덩어리를 빨아들이다 숨이 막혀 죽었다.

두 번째는 남극의 펭귄이었다. 고래가 빙판 위의 펭귄을 잡아먹으려고 공격하자 리더 펭귄이 한쪽으로 뭉치게 했다. 펭귄들의 무게에 얼음덩어리가 뒤집어졌고 고래의 입을 파고들었다. 고래도 죽었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한 그 영상에 선수들은 충격을 받았다. 몇몇은 눈물을 흘렸다.

안 단장은 개그맨 김국진이 TV방송에서 했던 강연도 보여줬다. “내 인생은 굴곡이 심했다. 그런데 내려가는 때가 있으며 올라오는 때도 있더라. 내려가는 것을 절대로 무서워하지 마라. 인생의 롤러코스터에는 안전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안 단장은 한 마디를 더했다. “여러분의 안전바는 구단이고 단장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코트에서 열심히 즐겨라.”

17일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V리그 경기는 멘탈에서 서로 달랐다. 단 한 번도 천안에서 LIG손해보험에 져본 적이 없는(23승 무패) 현대캐피탈이었다. LIG전 통산 상대 전적도 50승4패였다. 정신이 번쩍 드는 강의도 받은 터라 마음준비가 남달랐다.

아가메즈(현대캐피탈)와 에드가(LIG)의 능력은 결정력에 차이가 났다. 에드가는 1세트 7-9에서 라이트 공격을 시도했으나 아가메즈에게 걸렸다. 11-14에서도 블로킹에 막혔다. LIG는 점수가 필요한 두 번의 기회를 모두 놓쳤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고 3승1패를 기록했고, LIG는 3연패에 빠졌다.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한국전력이 세트스코어 3-2로 러시앤캐시를 이겼다.

천안|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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