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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레베크 노르웨이 前외교장관 “다문화 정착하려면 이민자에 동화노력 요구해야”

입력 | 2013-11-18 03:00:00


“국제결혼, 해외노동자 유입 등으로 어느 나라도 단일 민족을 유지할 수 없다. 다문화사회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선택 사안이 아니다. 다문화사회를 어떻게 잘 이끌어나갈지를 생각해야 한다.”

크누트 볼레베크 전 노르웨이 외교장관(사진)은 15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한 뒤 “노르웨이는 1970년대 파키스탄 노동자를 받아들이면서 ‘돈만 벌면 떠나겠지’라며 손을 놓고 있다가 한 세대(30년)를 잃어버렸다(허송세월했다). 한국은 이런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르웨이 인구 10명 중 1명은 비(非)유럽연합(EU) 출신이다. 수도 오슬로의 비EU 인구 비율은 더 높다”며 한국에서도 이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월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한국 국적 취득자, 그리고 그 자녀는 140여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8%다. 볼레베크 전 장관은 국제교류재단(KF)이 후원하는 ‘아스펜 외교장관 포럼’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소수민족문제 특별대표를 맡고 있다.

볼레베크 전 장관은 또 “잘 정착하도록 돕는 것(catering)도 중요하지만 이민자에게 한국어 능력 등 사회에 동화되는 노력을 꾸준히 요구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한국 내의 섬으로 남겨지고, 사회적 긴장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치인들의 극우 발언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그는 “(일본) 정치인들이 포퓰리즘식 외교정책으로 주변국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건 유럽도 흔히 겪는 문제”라며 “필요한 모든 채널을 동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