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잉 로버트 시에슬라 부사장 “F-35 스텔스 기능 실전검증 안돼… 전력공백 메우려면 F-15가 최선 혼합구매 하더라도 기술 이전할것”
미국 보잉의 로버트 시에슬라 F-15 프로그램 담당 부사장(사진)은 17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F-35A는 아직도 개발 중이고, 실전 검증도 안 된 기체”라며 이같이 말했다. F-15 전투기의 전 세계 마케팅을 총괄하는 그는 인터뷰 내내 “어드밴스트 F-15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안겨줄 수 있는 유일한 기종”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두 달 전 FX 단독 후보로 상정됐던 F-15SE가 막판에 탈락한 이유가 뭐라고 보나.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스텔스기 도입을 주장하며 F-15SE를 공개 반대했는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F-15SE가 가격 대비 성능은 물론이고 운영 유지와 기술 이전 등에서 F-35A보다 얼마나 우수한지 알려드릴 수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F-35A는 아직 개발 중이고 실전 검증도 안 돼 위험성이 크다. 속도와 무장탑재능력, 항속거리도 F-15보다 크게 뒤진다.”
―F-15SE는 최저가를 제시하고도 노후 기종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오늘날 한국 중형차의 가장 성공적 모델인 쏘나타가 1980년대 개발된 노후 차량인가 되묻고 싶다. F-15는 오랜 기간 실전 검증된 최고 성능의 전투기다. 여기에 최신 기술과 첨단 시스템이 접목된 F-15SE는 기존 F-15 모델과 차별화된 강력한 성능을 갖고 있다. F-15SE에 적용된 몇몇 기술은 F-35보다 앞선다.”
“스텔스기가 홀로 적진에 침투해 발각되지 않고 목표물을 타격한 뒤 복귀하는 ‘스텔스 작전’은 실전에서 검증된 바 없다. 일각에선 스텔스 성능이 전장의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고 보지만 현실은 다르다. 한국이 우려하는 미래안보위협은 장거리 타격무기를 장착한 최신예 F-15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F-15를 개량한 어드밴스트 F-15 40대와 F-35A 20대의 ‘혼합구매’를 제안한 이유는….
“F-4 등 노후 기종의 퇴역으로 초래된 공군의 전력 공백을 F-15 40대를 먼저 도입해 메운 뒤 F-35A를 추가 구매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정부 간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판매되는 F-35A는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가격과 인도 시기를 확정할 수 없다. FX 혼합 구매는 고성능의 F-15와 한국이 원하는 스텔스기까지 갖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한국이 FX 60대를 모두 F-35로 도입할 가능성도 있는데….
―한국이 어드밴스트 F-15와 F-35를 혼합 구매해도 가격과 기술 이전 조건은 변함없나.
“당초 제안한 한국형전투기(KFX) 개발 관련 기술 이전 약속을 지킬 것이다. 가격은 한국이 앞으로 어떤 요구를 추가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에 자세히 언급하기 힘들다. 하지만 현재까지 F-15만이 한국의 FX 사업예산을 충족한 유일한 기종이었다는 점에서 경쟁 기종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한다.”
―유로파이터도 F-35와의 혼합 구매를 제안했는데….
“한국은 이미 60대의 F-15K를 운용 중인 만큼 F-15와 F-35A를 구매하는 게 유지비용과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훨씬 낫다. 유로파이터와 F-35를 도입할 경우 운용유지 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