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의 40%가 요실금 경험하는데…
이런 자연스러운 현상이 비뇨기계 질환자에게는 고역이다. 수시로 화장실에 드나든다고 해서 모두 병에 걸린 건 아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면 병이 된다. 만약 자기도 모르게 속옷에 실례를 했다면 요실금이나 과민성방광을 의심해야 한다.
요실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니다. 그 대신 수치심을 유발한다. 우울증을 부를 수 있다.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 또 조심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게 ‘복압성’ 요실금이다. 배에 힘을 가하면 오줌을 지린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45세의 주부 김모 씨가 그런 사례다.
아이를 낳은 후부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찔끔 속옷을 적셨다고 했다. 검사를 했더니 요도를 지지하는 골반 근육이 약해진 상태. 줄넘기와 같은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이런 증상이 생긴다. 요도 자체의 기능이 떨어져서 나타날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임신과 출산, 폐경, 비만과 천식이 원인이다. 때론 골반 부위의 수술을 했을 때 생긴다. 골반 근육이 강한 남성에게서는 덜 나타나는 유형이다. 하지만 전립샘이나 요도에 문제가 있는 남성에게서 이런 유형의 요실금이 발견된다.
김 씨는 골반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치료를 받았다. 골반 근육을 하루에 100∼200회 강하게 수축과 이완시킴으로써 효과를 봤다. 김 씨는 또 인공 테이프를 사용해 약해진 요도를 잘 지지하는 수술을 받았다. 30분 정도가 걸렸다.
이 유형은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그대로 두면 방광의 압력이 높아져 신장염증이나 신장결석과 같은 질환으로 악화된다. 더 심하면 신장이 커지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신부전에 이를 수도 있다.
강 씨는 우선 카페인, 자극성 음식, 탄산음료를 멀리 하는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소변이 마려울 때는 심호흡을 하면서 괄약근을 조이는 배변훈련도 했다. 또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는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그 결과 증상이 크게 호전됐다. 강 씨보다 증상이 더 심하면 항문이나 골반 주위를 전기로 자극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때로는 수술이 필요하다.
과민성방광은 일단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질병이다. 하루 8회 이상 화장실을 들락거리는 식이다. 절박성 요실금과 똑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요실금과는 엄연히 다르다.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평소 골반을 강화해주는 체조를 하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쉽게 할 수 있는 체조를 외워 틈틈이 해두는 게 좋다.
회사에서도 골반 근육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의자에 가부좌 자세로 앉는다. 골반과 항문에 힘을 줘 조이도록 한다. 이 운동의 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
(도움말=이규성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교수)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