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소년합창단 창단 논란
“‘천상의 소리’를 내는 남자 아이의 합창단은 대전의 도시 브랜드를 높일 것이다.” “형평성에 맞지 않고 관에서 주도하는 것도 문제다.”
초등학교 남학생들로만 구성되는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창단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지역 문화계와 대전시, 대전시의회 등의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김명경 의원은 예산 심의를 앞두고 필요성을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까지 열었다. 21일 열리는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예산 심의에서 그 ‘운명’이 결정될 예정이다.
종전의 대전청소년합창단은 초·중·고등부, 대학부로 구성된 혼합 형태. 단원 대부분이 대학생이었다. 국내에서 울산과 강원 춘천, 충북 청주에 시립청소년합창단이 있으나 변성기 직전 소년들로만 구성된 시립합창단은 없다.
반면 김영집 음악학 박사는 “대전시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고, 여력이 있을 때 창단해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인터넷신문인 ‘디트뉴스’ 김선미 주필도 “반드시 시립이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 아동 청소년에 대한 문화 예술 지원은 특수 집단이 아닌 더 많은 아이들에게 지원돼야 한다”며 보편성과 형평성을 우려했다. 한준구 대전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역시 “합창단이 민간 주도로 이양되는 추세”라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대전시는 ‘합창도시’를 지향하는 대전으로서 어린이 문화 프로그램 창조와 대전의 합창 도시 이미지 향상을 위해 창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합창단은 9∼14세 남자 초등학생 40명(예비 단원 포함)으로 구성하고 주 3회 연습, 방학을 이용한 캠프 연수를 비롯해 국제화를 위해 영어 수업 등도 구상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7월 운영비 예산 5000만 원을 추경에 편성했다가 무산되자 내년 본예산에 1억4000만 원을 다시 편성했다.
염홍철 대전시장도 그동안 “(국내엔) 변성기 이전의 보이스 소프라노 합창단이 없다. 대전은 합창 도시다. 그런 공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며 이를 추진해 왔다. 반면 토론회를 주관한 김 의원은 “추경에서 예산이 삭감된 뒤 동일 사업을 본예산으로 다시 추진할 경우에는 충분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