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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간호사가 24시간 보호자 역할… 환자도 가족도 든든”

입력 | 2013-11-19 03:00:00

전국 대학병원 유일 인하대 ‘보호자 없는 병동’ 가보니




위암 수술을 받고 인하대병원 보호자 없는 병동에 입원 중인 신정시 씨를 15일 간호사들이 돌보고 있다. 인하대병원 제공

15일 인천 중구 신흥동 인하대병원(병원장 김영모) 11층 ‘보호자 없는 병동’.

이달 5일 위암 수술을 받은 신정시 씨(72·인천 남구 주안동)가 창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간호사가 병실을 찾자 신 씨는 손녀딸을 대하듯 친근하게 몸 상태를 자세히 간호사에게 전했다.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옆에는 보통 가족인 보호자가 같이 있지만 신 씨는 혼자였다.

신 씨는 “인천에 시집 간 딸들이 있고 서울에 아들 며느리가 있지만 직장에 다니고 부담도 주기 싫어 병원과 협의해 보호자 없는 병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간호사들이 아침저녁은 물론이고 새벽에도 수시로 찾아와 몸 상태를 꼼꼼히 챙겨줘 정말 든든하다”며 만족해했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모 씨(57·여)도 “24시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간호사가 있어 든든하다”며 “비상벨이 있지만 누르기 전에 먼저 찾아와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아들 며느리가 병문안을 왔다가 마음 놓고 귀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병원이 전국 대학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정부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병원이 7월 중순부터 시행하고 있는 보호자 없는 병동은 간호사들이 진료 보조뿐 아니라 보호자 역할까지 겸하는 병상을 말한다. 이에 따른 비용은 정부가 부담한다.

가족 가운데 암 등 수술 입원 환자가 생겼을 때 누가 간병할 것인지, 간병인을 둔다면 비용은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가족 간 다툼이 일어나기 일쑤다. 오랫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하는 환자가 생기면 사실상 생업을 포기하고 환자 뒷바라지에 나서는 것이 우리의 전통적인 환자 돌봄 방식이다.

정부는 이 같은 의료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포괄간호서비스’인 보호자 없는 병동(병원)을 시범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11층과 16층 191병상(현재 163명 입원)을 보호자 없는 병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병실 중간에는 간호사가 상주하는 데스크(일명 서브스테이션)를 설치해 신속하게 환자에게 달려가 의료서비스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또 원만한 간병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간호사 47명과 간호조무사 28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보호자 없는 병동에 입원하려면 응급실이나 외래를 통해 병원을 방문한 뒤 진료과 전문의의 판단을 받으면 된다. 보호자 없는 병동 입원이 결정되면 원무팀을 방문해 보호자 없는 병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의서를 작성하면 된다. 정신건강의학과 환자, 소아 환자, 감염성 질환자는 입원이 제한된다.

안승익 인하대병원 진료부원장은 “보호자 없는 병동에서는 무엇보다 환자가 쾌적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환자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환자 중심의 입원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032-890-2331∼3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