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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흉물로 변한 제주 드라마 세트장

입력 | 2013-11-19 03:00:00

태왕사신기 세트장 12월 철거 완료
사용기간 지나 철거안돼 방치사례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제주에 설치된 드라마 세트장이 유명무실해지거나 흉물로 변했다. 제주시는 한류 관광객을 끌어들이던 구좌읍 묘산봉관광지구 ‘태왕사신기’ 드라마 세트장을 다음 달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개발사업 승인이 취소된 이 세트장은 청암영상테마파크의 사업용지 20만8000m² 중 2만9000m²에 지은 가설건축물. 지난해 9월부터 궁궐과 저택 철거에 들어가 지난해 말까지 마칠 계획이었으나 세트장 건물 4동에 대해 입주 업체가 권리를 포기하지 않아 작업이 미뤄져 왔다.

청암 측은 2006년 587억 원을 들여 콘도 115실과 한류스타 산책로, 오픈세트장 등을 조성하겠다며 개발사업 승인을 받았지만 5년이 넘도록 개발사업을 시행하지 않는 데다 생태보전 협력금과 복구비 등 2억7000만 원을 내지 않아 지난해 2월 제주도로부터 개발사업 시행 승인이 취소됐다. 태왕사신기 세트장에는 철거 작업 직전인 지난해 8월까지 200여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4년 전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를 촬영하며 지은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히든포트 세트장은 사용 기간이 지나 흉물로 변해가고 있다. 2009년 6월 마을 공동목장에 지은 이 세트장은 사용 기간이 2011년 11월까지였으나 철거되지 않고 있다. 남원읍은 2011년 12월과 지난해 10월 철거 계고장을 2차례 보냈으나 모두 수취인 불명으로 반송됐다. 히든포트라는 회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세트장 토지 소유권은 2010년 토지를 담보로 대출한 보험사에 넘어갔고 세트장은 소송에 휘말려 행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세트장 진입로 입구에는 ‘채권 28억 원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출입을 금지하는 경고판이 붙어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