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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도 ‘추억 열풍’

입력 | 2013-11-19 07:00:00

스크린에 향수를 불러온 ‘친구’의 후속작 ‘친구2’와 ‘올드보이’ ‘터미네이터’(왼쪽부터). 사진제공|트리니티엔터테인먼트·에그필름·팝엔터테인먼트


청소년관람불가 ‘친구2’ 관객 150만
‘올드보이’ 재개봉 예매율 9위 껑충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들이 극장가에서 신선한 흥행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0여 년 전 흥행작의 후속편은 물론 영상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은 재개봉작들이 잇따라 관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재개봉 기획전까지 열리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부가판권 수입을 노린 ‘우려먹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2001년 820만 관객을 동원한 ‘친구’는 12년 만에 후속편 ‘친구2’를 내놨다. 14일 개봉한 ‘친구2’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한국영화로는 최단 1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18일까지 누적관객 150만명을 불러 모았다.

10년 만에 21일 다시 관객을 찾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18일 오전 예매율이 9위까지 올랐다. 22년 전 영화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 감독판’(터미네이터2)도 14일 재개봉해 첫 주 박스오피스 10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6일 재개봉한 한석규·심은하의 ‘8월의 크리스마스’는 20여개관에서에서 상영하면서도 18일 현재 2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았다. ‘볼 사람은 다 본’ 영화들 치고 눈에 띄는 성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멀티플렉스 롯데시네마는 18일부터 열흘 동안 소피 마르소의 ‘라붐’, 뤽 베송 감독의 ‘레옹’, 장궈룽의 ‘해피투게더’ 등 추억의 영화 특별전을 연다. 12월에는 크리스마스용으로 통하는 ‘러브 액츄얼리’가 10년 만의 재개봉을 준비 중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과거의 추억은 대중문화의 인기 코드다”면서 “‘친구’나 ‘올드보이’ 등은 모두 당대 기념비적인 텍스트로 기억된다. 관객이 당시를 추억하게 하면서 선택까지 이끌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친구2’ 제작진이 개봉 전후 가장 신경을 쏟은 건 1편 관객을 공략하는 일이었다. 이들을 초대해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소통하는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고, 이런 분위기가 초반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편에서는 ‘시장의 변화’를 말한다. 최근 급성장하는 IPTV 등 부가판권 시장을 겨냥한 ‘전략전술’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 영화 시장의 매출 규모는 121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4%가 늘었다. 한 영화 제작자는 “별다른 홍보마케팅 비용 없이 재개봉만으로도 향수와 화제를 일으키면서 형성된 효과는 부가판권 수입으로 직결된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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